Oct, 1, 2023

Vol.30 No.2, pp. 84-88


Review

  •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 Volume 8(1); 2001
  • Article

Review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2001;8(1):53-61. Published online: Jan, 1, 2001

Psychiatry, Is It Now Okay?- Enlarging the Boundary of Psychiatry in the Neuroscience Era

  • Jonghan Park, MD, MA, DMSc1; and Nam Soo Kim, MD2;
    1;Department of Psychiatry, Catholic University of Taegu School of Medicine, Teagu, 2;Teagu Mental Hospital, Taegu, Korea
Abstract

The authors, in this paper, addressed a variety of problems and difficulties which Korean psychiatrists should cope with. The surprising development of neurosciences, splitting of neuropsychiatry into neurology and psychiatry, easygoing attitude of psychiatrists, changes in the delivery system of health care and ill-balanced education of psychiatry were listed as causes of or contributors to them. Social bias to psychiatry and regulations from outside are also considered as contributors. Psychiatric education, including medical school, residency training,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and psychiatric textbooks, need to be changed in order to enlarge the boundary of psychiatry. Reestablishment of identity of psychiatry and psychiatrist is unavoidable, considering far-reaching new knowledge of neuroscience and gradually invisible borderzone between neurology and psychiatry. The other ways worth while to consider are:the expansion of psychiatrists' activities, development of medical behavioral science to a clinical specialty, creation of new psychiatric subspecialties, and additional training of psychiatric residencies in the primary medical care.

Keywords Neurology;Neuropsychiatry;Neuroscience;Psychiatry.

Full Text

교신저자:박종한, 705-718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4동 3056-6
              전화) (053) 650-4785, 전송) (053) 623-1694, E-mail) jhpark1@cuth.cataegu.ac.kr 

서     론


   현재 국내 의료계는 의·약 분업이라는 미증유의 난제를 맞이하여 의료계 전체가 노심초사하고 있으나 국민과 의사들을 위한 현명한 해결 방법에 대한 밝은 전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국내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의료계 전체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에 더하여 정신의학의 학문적인 정체성, 활동 영역의 축소 문제, 전문의의 과다 배출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금은 정신의학이 지금까지 수십년 간 지녀왔던 정체성을 유지하느냐, 포기하느냐를 따질 때가 아니라 어떠한 정체성을 새로이 확립하느냐를 걱정할 때이다. 필자는 신경정신과의 영역 확대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 전에 우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해보겠다. 

1. 의료계 내부의 여건 

1) 역사적 배경 
  
역사적으로 신경 매독, 펠라그라, 간질, 정신 지체, 정신분열병, 조울병과 같은 질병들은 유럽 의학에서는 다같이 종합병원으로부터 동떨어진 수용소에서 치료받았다. 이 시기에는 정신과와 신경과의 구분이 없었다. 그러다가 도덕 치료가 강조되고 정신분석의 이론을 수용하고부터는 정신의학은 전통 의학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하여 미국의 경우 1930년대에는 마음과 두뇌를 이원론적으로 간주하였다. 신경과 환자와 정신과 환자를 완전히 구분하게 되었다. 극단적인 경우로 1972년부터 1976년까지 미국에서 정신의학의 전공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1년간의 medical internship 과정이 면제된 적이 있었다. 여기에는 정신분석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정신분석을 비롯한 다양한 심리적인 접근 방법들이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의 치료는 매우 비관적이었다. 그런 와중에서 1950년대 초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항불안제, 기분 조절제의 등장은 정신의학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함께 임상적인 측면에서도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움트기 시작한 기초 신경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주요 정신 질환들의 생물학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였고 지금은 다시 두뇌와 마음을 일원론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2) 신경과학(Neuroscience)의 발전 
  
지난 30여 년 동안 기초 신경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정신 질환의 원인에 대한 이해가 크게 변화했다. 정신 질환은 단일 유전자에 의한 것이 아니고 유전자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이나 유전자와 환경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것이 현재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정신분열병, 조울병, 주요 우울증과 같은 주요 정신 질환들이 마음의 질병이 아니라 두뇌의 질병임은 말할 것도 없고, 강박 장애가 기저핵의 미상핵과 관련이 깊다는 것도 이제 상식에 속한다. 
   신경과학의 발달에 힘입어서 언어나 학습과 같은 정상적인 인지기능도 두뇌의 특정 부위와 관련이 있고, 언어에 수반되는 정서적 색채와 같이 인지기능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정신 기능도 대뇌에서 담당하고 있으며(Heilman등 1975), 또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은 복잡한 개인적 혹은 사회적 상황과 관련된 정서적 반응을 관장한다(Damasio 1997)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최근에는 정상인들이 보여 주는 성격적인 특성도 결국 대뇌의 신경전달물질과 유관함이 밝혀졌다(Farder등 1997). 

3) 정신과와 신경과로의 분리 
  
미국 의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국내의 정신의학계는 한국전쟁 후 오랫동안 미국식의 역동정신의학이 주류를 이루었었고, 정신치료를 하지 않는 신경정신과 의사는 이단시되다시피 했었다. 따라서 신경계의 질병을 가진 환자들은 신경정신과 의사들로부터 배척받고 신경외과와 내과 의사들의 손에 맡겨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외국에서 신경학을 교육받은 몇몇 신경정신의학회 회원들과 내과 수련 후 신경학을 전공한 몇몇 의사들, 그리고 평소 신경학에 관심이 많던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서 1982년 8월 28일에 대한신경과학회가 창립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신경과학의 발달이 이렇게 급속도로 진전되어 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또 유럽 정신의학의 경향을 관찰하지 못했었다. 그 결과, 신경과 환자들뿐만 아니라 순전히 정신과 환자들도 정신과 의사보다는 신경과 의사들의 진료를 받게 되었다. 소위 “신경성” 질환, “화병”, 혹은 “마음의 병”으로 일컬어지던 환자들의 대부분은 신경과로 넘어갔다. 이런 과정에서 정신과 의사들은 자기들의 진료 영역에 대해서 일반인들에게 전혀 홍보하지 않았다. 
   미국의 한 통계에 의하면 정신분열병 환자들의 64%, 주요 기분 장애 환자들의 46%, 약물 남용 환자들의 61%만이 1년 이내에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는다(Regier등 1993).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표 1은 어느 대학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신경정신의학 분야의 환자들이 진료 받은 임상 각과들을 표시한 것이다. 정신 질환 환자들 중 정신과의 진료를 받은 비율은 3분의 2이었고 약 4분의 1은 내과의 진료를 받았었다. 반면 신경계 질환으로 분류된 질환을 가진 환자들 중에서 정신과에서 진료받은 환자들은 5%이었다. 즉, 입원 치료를 요하는 정신과 환자들의 3분의 2만이, 그리고 신경과 환자들의 5%만이 정신과에서 치료받았다. 

4) 의료 제도의 변화 
  
과거에는 정신과 환자들 중에서 정신 증상이 주인 환자들에 대한 진료는 신경정신과 의사들에 의해서 주도되고 신체적 증상이 주인 환자들의 상당 부분은 내과 의사들이 담당했었다. 현재는 정신질환을 지닌 환자들에 대한 진료가 신경과 의사, 신경외과 의사, 가정의학 전문의들을 비롯한 의사들은 물론 극히 최근에는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정신보건간호사, 그리고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에 의한 정신의학적 진료도 법적으로 보장받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정신과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정체성이 도전받는 것이다. 또 자칫 의료의 내용을 왜곡시키고 의료 행위에 주종을 번복시킬 위험성이 있다. 예를 들면, 정신 질환들의 원인을 생물학적인 것보다는 사회·심리적인 것에서 찾으려한다든지 아니면 정신분열병의 치료로서 약물보다 심리·사회적 치료를 더 중시한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5) 정신과 의사들의 부적절한 대처 
  
신경과학의 급속한 발전, 역동 정신의학의 쇠퇴, 의료 제도의 변화, 각박해지는 의료 환경, 그리고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에 대해서 정신과 의사들은 매우 안이하게 생각해 왔던 게 사실이다. 정신의학이 무엇인지 모르고, 정신과 의사들이 어떠한 질병을 진료하는 의사인지를 모르는 국민들을 위하여 본 학회나 회원들은 어떠한 노력을 하였던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신경과학의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던가?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기도원이나 수용소에 강제로 수용되어 있는 수많은 만성 정신병 환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던가?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대 국민 홍보를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시행했던 적이 있는가? 신경정신과 진료를 왜곡시키는 외부의 압력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신경정신과의 새로운 역할 및 기능 정립’이라는 주제를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다룬다는 것 자체가 이 때까지의 우리의 게으름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자는 다짐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가 아닌가? 

6) 정신의학 교육의 왜곡 
  
표 2는 우리 나라에서 발간된 정신의학 교과서에서 정신분열병의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들을 원고의 양을 비율로 표시한 것이다(한동세 1969;대한신경정신의학회 1998;민성길 1999). 30년에 걸친 변화를 보면, 우선 생물학적 요인이 많이 강조된 반면에 정신·사회적인 이론들에 관한 것은 축소되었다. 둘째는 생물학적 요인들을 많이 세분해서 기술했다. 이것을 보면 의과대학 학생들에 대한 정신의학 교육의 경향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정신분열병의 원인에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정신의학의 추세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한다면 현재 우리 나라 정신의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이상의 회원들이 의과대학에서 공부할 때는 생물학적인 부문을 많이 소홀히 했었음을 알 수 있다. 

2. 의료계 외부의 여건 

1) 사회적 편견 
  
정신과에서는 심한 정신병 즉, 정신분열병이나 망상을 동반한 기분 장애 환자들을 진료하고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각종 정신 질환들, 예를 들면 수면 장애, 두통, 퇴행성 뇌 질환 등은 정신과에서 다루는 질병들이 아니라고 일반인들에게 잘못 그리고 널리 알려져 있다. 다른 한편, 정신적인 요인이 중요한 발병 인자로 생각되는 질환들(예:급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병적인 애도 반응, 적응 장애 등)은 정신과 의사보다는 카운슬러나 심리학자들이 더 잘 치료할 수 있다는 오해도 있는 것 같다. 이와 같이 사회적 편견과 정신과 의사들의 노력 부족으로 정신의학의 역할과 정체성은 안팎으로부터 도전 받고 있다. 

2) 의료인과 의료에 대한 사회의 태도와 의료 행위에 대한 규제
  
국내에서 의사들은 경제적으로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세금 문제나 의료 사고 등과 관련하여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집단으로 항상 오도되고 있다. 그리고 의료는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의 하나로 취급되고 있다. 낮은 의료 수가 정책과 국가의 재정적 뒷받침을 도외시한 현행 의료보험 제도는 의사들의 일방적인 희생 위에서만 가능하다. 의료 행위의 고귀함이라든가, 의료 기술의 지적 재산권은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한 마디로 국민들이 요구하는 의사란 전능한 의술, 완벽한 도덕성 그리고 끝없는 희생 정신을 지닌 사람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되면 그는 지탄의 대상이 되는데, 이러한 의사가 세상에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국가는 의료 보험이나 의료 수가를 비롯한 각종 규제를 동원하여 정신과 의사의 자율을 통제하고 처벌한다. 이제는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기존의 의료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의·약 분업을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우려되는 여러 가지 심각한 부작용 중에는 진료 수익의 격감도 있다. 경상비 지출과 의사 가족의 적정 생활비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제도는 환자들에게도 손해를 끼칠 것임이 틀림없다. 

해결방안

   신경정신과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법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떠한 방법이든지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조건들이 있다. 그것들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하고, 과학적이어야 하며, 윤리적이어야 하고, 의료 시혜자에게 적정 이윤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바람직한 신경정신의학의 모델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신경정신의학의 모델은 어떤 것일까? 신경계의 질병이나 정신 질환의 발생, 경과 및 치료에 관여하는 생물학적-정신적-사회적 요인들에 대한 지식을 이용하여 환자들을 돕는 의학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신경정신의학일 것이다. 생물학적 요인들은 신경과학적인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서 정신 질환이라 함은 정신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병은 물론 원인에 관계없이 정신 증상을 나타내는 모든 조건도 포함한다. 

1. 교육 과정의 개편 

1) 학부 교육 과정의 개편 
  
의과대학 학생들의 교육 개편 방향을 질병의 종류와 강의의 내용으로 구분해서 살펴보겠다. 먼저 범위는 첫째, 정신분열병, 양극성 장애, 망상 장애, 정신병적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병에 대한 강의 시간을 줄인다. 둘째, 간질, 두통, 치매, 뇌졸중 관련 정신 장애 등과 같이 신경과와 중첩되는 분야의 강의 시간을 늘린다. 셋째, 신체형 장애나 각종 내분비 관련 정신 장애 등과 같이 내과와 관련되는 분야의 강의 시간을 늘린다. 
   내용으로는 위와 같은 범주의 강의에서 정신 증상과 그에 대한 치료의 강의에서 종래에 강조되었던 심리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줄이는 대신 비심리적인 측면의 강의, 예를 들면 병태생리와 향정신성 약물 이외의 치료 방법에 대한 강의를 확대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으로 인한 불안 증세로 내원한 환자가 있다면 내과로 전과시킬 것이 아니라 정신과에서 갑상선 약물 치료를 시행하도록 교육하는 것 등이다. 

2) 전공의 수련 과정의 개편 
  
신경정신과의 영역을 확대하고 확대된 신경정신과에서 다루어져야 할 분야들을 전공의 수련 과정 동안에 많이 학습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이행 여부를 학회의 수련 병원 환경 실태 조사에서 조사 항목으로 선택하고 그에 배점을 많이 한다. 정신의학과 중첩되는 질병들이 많으나 현 단계에서는 정신과에서 수련이 어려운 분야에 대해서는 과도기 동안에 다른 과로의 파견 수련을 통해서 수련 받도록 한다. 여기에는 신경과가 주 대상이 될 것이다. 인접 분야의 파견도 중요하다. 여기에는 정신 질환 환자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신체적 질병 중에서 흔한 질병이 많은 과로서, 아마도 내과가 될 것이다. 시험은 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바람직한 정신과 의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함양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들 중의 하나는 이러한 내용들을 정신과 전문의 고시에 많이 반영시키는 것이다. 

3) 전문의 연수 교육 
  
현재 우리 나라에는 임상의들에게 평생 교육의 일환으로 연수 교육을 받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정신과 의사라도 의학 일반에 관한 것이면 연수 평점을 인정받는다. 봉직 의사들은 연수 교육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하거나 활동을 통해서 연수 평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나 산하 연구학회에서 주관하는 연수 교육에는(신경)정신과 전문의의 참여가 매우 저조하다. 학회 차원에서 모든 회원들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에도 신경정신과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연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규정을 제정한다. 특히 연수 교육을 이수받아야 할 분야는 신경정신과의 임상 분야 중에서도 새로이 등장하는 분야를 강조하여 이수토록 한다. 

4) 정신의학 교과서의 편집 방향 재설정 
  
의과대학생들이나 전공의 수련 과정 동안의 교육 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책은 교과서이므로 교과서의 편집 방향에 따라서 신경정신의학의 교육 내용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향후에 학회에서 편찬한 신경정신과학 교과서를 개정할 기회가 있을 때는 첫째, 신경정신의학 분야에 속하면서도 이 때까지는 상대적으로 경시되었던 분야를 강조한다. 동통, 두통, 임종과 호스피스 활동 등이 그 예이다. 둘째, 너무 이론에 치우친 분야는 줄이도록 한다. 정신 질환의 원인에 대한 역동적 혹은 정신분석학적인 설명이나 각종 정신분석학파에 대한 고유한 이론들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 모르핀 중독과 같이 환자들이 많지 않은 분야의 내용은 축소한다. 넷째, 반대로 물질 사용 장애 분야에서 약물 남용과 같이 요즘 청소년들에게 빈발하여 환자들이 많은 분야는 확대한다. 

2. 신경정신의학의 정체성 재확립 
  
직업의 명칭은 종사자들의 일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명칭에 따라서 하는 일의 내용이 달라지기도 한다. 직업에 대한 정체성은 인간의 행동 방향에 중요한 준거가 된다. 과거 우리의 진료 표방 과목이 신경정신과이었던 시절에는 정신병 환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신경계의 환자들과 함께 이른 바 신경증 환자들도 주로 우리들이 진료했었다. 신경과가 분리되어 나간 후에는 우리들도 신경계 질병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고 아울러 신경증 환자들도 정신과를 피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신경과학 분야의 새로운 지견을 수용할 수 있고 동시에 인간 행동의 심리적 측면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처해 있다. 처해진 현실, 학문적인 배경, 환자들의 이익 등을 고려하면 우리 학회는 이제 진료 표방 과목의 명칭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진료 과목을 변경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정신 질환의 원인과 치료에는 두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신 질환의 원인, 경과, 그리고 치료에는 심리적 요소도 아울러 중요하다는 것이 반영되어야 한다. 임상 과목으로서의 행동과학이 세부 전공으로서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반인들에게 편견을 줄 수 있는 용어는 배제되어야 한다. 정신의학도 의학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외국에서 사용되는 신경정신과와 관련된 진료 과목의 명칭들의 예를 들어 보겠다. 단, 이 명칭들은 해당 대학의 정신의학교실의 명칭인 것 같다. 
   1) Academic Department of Psychological Medicine, Guy’s Hospital, King’s College Hospital, London, 영국 
   2)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Behavioral Sciences, Stanford University외 미국의 여러 대학 
   3) Department of Psychiatry, University of Iowa, 미국 
   4)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Biobehavioral Sciences, UCLA, 미국 
   5)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Human Behavior, University of Mississippi와 Brown University, 미국 
   6) School of Psychiatry and Behavioral Science, University of Manchester, 영국 
   7) Department of Clinical Neuroscience, Division of Psychiatry, Lund, 스웨덴 
   8)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Neuropsychology, University of Maastricht, 네덜란드 
   9) Department of Clinical Neurological Sciences, University of West Ontario, 캐나다 
   10) Department of Neuropsychiatry and Behavioral Sci-ence, Univeristy of South Carolina School of Medicine, South Carolina, 미국
   11)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Behavioral Neurosciences, Loyola University, Illinois, 미국 

   아래에서는 우리 나라에서 생각해 봄직한 명칭 몇 개를 예시하였다. 행정 기관 즉, 보건복지부에서 인정하는 진료 과목이 되기 위해서는 일련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공식적인 진료 과목으로 성립되기 전이라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우선 의과대학의 교실 명칭이라도 우리의 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 개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신경정신과(Department of) Neuropsychiatry 
   2) 신경정신과(Department of) Neurology & Psychiatry 
   3) 임상신경과학(Department of) Clinical Neurosciences 
   4) 정신행동과(Department of) Psychiatry and Behavioral Sciences 
   5) 임상신경행동의학(Department of) Clinical Neurosciences and Behavioral Medicine 
   6) 신경정신행동의학(Department of) Neuropsychiatry and Behavioral Medicine 
   7) 임상행동신경과학(Department of) Clinical and Behavioral Neuroscience 

3. 활동 분야의 확대 
  
일반 임상 신경정신의학을 전공한 신경정신과 의사는 신경정신의학의 모든 분야를 포괄할 수는 있지만 어느 특정 분야에 대해서 깊이 다루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비록 진료할 수 있는 폭은 상대적으로 좁지만 특정 분야를 깊이 연구하여 그 분야의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신경정신의학에서도 세부 전공의 확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례를 감안하면 소아-청소년 정신의학이나 노인 정신의학은 조만간 공식적인 세부 전공으로 분리될 것이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해당 분야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해당 분야가 학문적으로도 크게 발전할 수 있으며, 아울러 해당 분야 의료의 수요를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정신의학의 세부 전공 분야를 신경과학 분야와 정신사회 분야로 구분하자는 의견도 있다(Lancet 1994). 
   현재까지는 신경정신과나 정신과 전문의의 자격을 취득하면 거의 모두가 임상 분야에만 종사했다.(신경)정신과 의사의 활동을 반드시 임상 활동에만 국한시키란 법은 없다. 그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다방면의 활동에 전문가로서 참여할 수 있다. 정부 부처나 산하 기관 혹은 민간 기관의 정신보건에 관계되는 분야에 종사함으로서 진료실에서보다 더 크고 보람 있는 일을 할 수도 있다. 필자가 예측하기로는 보건소의 주요 업무가 과거에는 기생충 구제, 결핵 사업, 가족 계획이 주였고 현재에는 고혈압과 당뇨병에 치중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정신 보건과 치매로 옮겨질 것 같다. 
   학교 정신 보건 사업을 통하여 유치원 원아들이나 초등학교 학동들에서 주의력 결핍 장애아나 자폐아 등을 조기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중등학교 학생들에서는 대인 관계의 어려움, 행실 장애, 물질 사용 장애, 성 문란, 끽연 등에 대해서 치료와 예방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종합병원의 정신과 의사가 지역 정신 보건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나 해당 지역에 연고가 깊은 개원(신경)정신과 의사의 참여를 고려해 볼만하다. 
   신경정신과와 관련되는 기초 의학 분야에 진출하면 우리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 신경정신의학 분야 질병의 뇌 영상에 관심이 많은 정신과 의사라면 기초 의학 교실에서 신경해부학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고, 정신의학 분야의 역학자라면 예방의학 교실에서 이중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신경정신과 의사가 임상심리검사와 신경심리검사를 수행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임상심리학은 과거에는 미네소타다면적인성검사나 투사 검사 등을 통하여 피검자의 무의식적 측면이 판독에 많이 언급되었으나 현재에는 역동 정신의학이 쇠잔함에 따라서 무의식적 측면의 중요성이 떨어졌다. 그러므로 정량화되는 심리검사의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나타나는 검사 결과를 토대로 하여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정신과 의사가 해석하는 것이 진료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신경심리검사에서도 그대로 통용될 것이다. 이와 관련지어서 정신치료를 정신보건전문요원으로 일컬어지는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혹은 정신보건간호사와 같이 정신과 의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에게 이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Pardes 1996) 의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4. 신경과학 및 신경학 교육의 강화 
  
신경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인간의 정신 장애와 정상적인 정신 활동을 설명해 주는 대뇌의 변화가 점차 밝혀지고 있다. 아울러 정신 장애의 심리적인 원인을 배제하고 대뇌 이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킴은 물론 치료 방법에도 혁신적인 변화를 초래하였다. 대뇌의 생리-생화학-해부학적 변화가 이상 행동을 일으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반대로 반복적인 심리적 자극이 대뇌의 생리-생화학-해부학적 변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Andreasen 1997) 일상 생활에서의 경험, 그 중에서도 특히 부정적인 경험은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에서 정신 질환의 발병이나 재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Malkoff-Schwartz등 1998)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정신의학은 앞으로 신경과학, 행동 과학, 그리고 신경학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 앞으로 정신 질환의 원인은 단순히 심리적 모델이나 생물학적 모델로 설명되기보다는 유전자, 환경, neuronal phenotype간의 관계로 설명될 날이 올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Kandel(1998)의 혜안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에 의하면 첫째, 모든 정신 활동은 뇌의 활동에 기인한다. 둘째, 유전자와 유전자의 단백 산물은 뇌 신경세포간의 상호 연결의 유형과 자세한 기능에 중요한 결정 인자이다. 셋째, 유전자 변형만으로는 특정 정신 질환의 다양성을 모두 설명할수가 없다. 즉, 사회적 요인이나 발달상의 요인들도 정신 질환에 매우 중요한 공헌을 한다. 넷째, 학습에 의해서 유발된 유전자 표현의 변화가 결국은 신경세포간의 연결 양상까지도 변화시킨다. 마지막으로 정신치료와 상담이 치료적 효과가 있고 장기적인 행동 변화를 초래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학습을 통해서 유전자 표현을 변화시켜서 신경세포 접합부의 연결 강도를 변화시키고 신경세포간의 상호 연결의 해부학적 양상을 변화시키는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의학의 발달에 힘입어서 앞으로 인간의 수명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최대 수명에 상당히 가까이 접근할 것이다. 노인 인구는 점점 더 증가하여 신경정신의학계에서는 중추신경계의 퇴행성 질병을 지닌 환자와 각종 신체 질병에 병발하는 정신 질환 환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소아 정신의학의 연령 한계는 더욱 낮아져서 태생기까지 포함됨으로서 발달 신경정신의학(developmental neuropsychiatry)의 발달이 괄목할 만한 지경에 이를 것이다. 이런 분야의 환자를 잘 진료하기 위해서는 신경학 분야의 소양이 필수적이다. 정신분열병에서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은 원인, 치료 방법의 선택, 그리고 치료적 반응에 영향을 주듯이 노인 우울증 환자들도 수행 기능의 장애나 전두엽 기능 장애가 수반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예후가 더 불량할 가능성이 있다(Kalyam와 Alexopoulos 1999;Alexopoulos등 2000). 또 병인에 관한 현재까지의 모든 연구들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절대 다수의 연구들이 질병의 원인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분명히 질병의 발생을 억제하는 유전학적·환경적 요인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 회복력(resilience) 혹은 탄력성(inuvulnerability)이라고 하는데(Tsuang 2000), 만일 뇌 질환에 대한 회복력이나 탄력성에 관여하는 유전 인자나 환경적 요인들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이는 예방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모두(신경)정신과 의사들의 진료 활동에서 신경과학과 신경학에 대한 지식과 기술의 습득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해 주는 것들이다. 그러나 심리적 치료의 중요성이 과소 평가될 수는 없다. 중추신경계에도 반복적인 학습과 조건화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가소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미상핵의 활성 증가와 유관한 강박 장애 환자들에서 행동 치료와 fluoxetine의 치료 성적이 비슷하고 치료된 환자들의 미상핵에서는 다 같이 활성 감소가 관찰되었다(Baxter등 1992). 금세기에는 정신치료를 비롯하여 인지-행동 치료 등과 같은 비생물학적 치료 방법의 치료 효과와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기전이 많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Frank와 Kupfer 2000). 

5. 행동 과학의 임상화 
  
행동 과학이 기초 의학 분야임과 동시에 임상 의학의 한 분야임은 확실하다. 의과대학의 학부 교육에서도 단일 과목으로 인정받고 있고 그에 따라서 학점도 배정받고 있다. 임상 의학의 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진료 분야에서는 역할이 분명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행동 과학을 임상 분야에서 다룰 수 있는 방안만 마련된다면 신경정신과의 진료 영역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의학은 세분화와 전문화가 특징이다. 그런 와중에서 세분화·전문화된 분야에서는 양극화가 필연적이다. 따라서 그 틈바구니를 메워줄 조정자·통합자가 필요하게 된다.(신경)정신과 의사는 의학적 행동 과학자(medical behavioral scientist)로서 임상 각 과간의 자문-조정을 통해서 진료 각 분야간의 조정자 역할을 다른 어느 분야의 의사보다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들의 행동 특성, 말기 환자들의 심리 상태와 의학적 상태, 그리고 임종을 앞둔 환자 가족들의 심리 상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는 틀림없이(신경)정신과 의사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러한 전문 지식을 이용하여 임종 간호 활동을 주도함으로서 말기 환자들이 죽음을 덜 고통스럽고(가능하다면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신경)정신과 의사는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 의사들의 행동 특성, 그리고 환자들의 질병 행동에 대해서 폭 넓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의학적 행동의학자로서 치료 순응도가 불량한 환자와 담당 의사들에게 접근하여 그 원인을 밝히고 해결 방법을 제시함으로서 환자와 담당 의사들의 간격을 좁히고 치료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6. 제 3 의 전문 임상 과목을 창출 
   Starr와 Sporty(1994)의 주장에 의하면 정신의학과 신경학은 비슷한 정신(혹은 인지) 과정을 다른 용어로 기술한다. 그 예를 들면, 부인(denial)과 질병불인증(anosognosia)은 동일한 인지 과정의 장애를 각과에서 다른 용어로 표현한 것이다. 또 양과는 같은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장애의 다른 측면을 각각 다루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측두엽 이상 중에서 복합-부분 간질은 신경과에서 담당하고, 정신분열병은 정신과에서 담당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또 다른 예로는 같은 기저핵의 장애라도 미상핵의 활성 증가로 인한 강박 장애는 정신의학의 영역에, 용적 감소로 인한 Huntington병은 신경과 영역에 속하는 반면 흑질의 신경전달물질 장애인 Parkinson병은 신경과의 영역에 속한다. 요약하면, 정신과와 신경과는 다시 합쳐질 필요가 있으며 과도기 동안에는 교육을 통해서 양과 간의 거리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신경과와 제휴하여 제 3 의 진료 과목 즉, 임상 신경과학(clinical neuroscience), 신경정신의학(neuropsychiatry) 혹은 기질성 정신의학(organic psychiatry)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정신과와 신경과에서 각 2년간 전공의 교육을 받고 난 후에 다시 1년간 신경정신의학을 수련하게 한다(Cummings와 Hegarty 1994). Rochester 대학교 의과대학병원에서는 정신의학과 신경학 전공의 수련 과정을 혼합시켜서 6년간 받게 하고 있다(Price등 2000). 

7. 일차 진료 의사의 역할 추가 
  
미국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들을 찾는 20개 주요 이유 중에서 6개는 스트레스나 나쁜 생활 습관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거나 정신 장애의 증상이었다. 이들이 행한 치료 활동에서 37%는 카운슬링이었고 정신치료가 4%이었다. 즉, 정신의학적 치료가 41%를 차지했다(Ostergaard와 Schmittling 1994). 이 자료는(신경)정신과 의사도 일차 진료 부문에 약간의 소양만 더 쌓으면 전문 과목 외에 일차 진료를 담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성정신분열병 환자들과 주정 중독 환자들의 상당수는 장기적인 입원 치료를 주로 하는 대형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들이 정신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게 된 일차적인 이유는 정신 질환이지만 내과적 질병에 이환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특히 이들 중에는 폐결핵 환자들이 많이 있으며 그 외에도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던 환자들이 원인 불명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러한 정신 질환 환자들이 심한 신체적 질병을 않고 있을 때는 신체적 질병에 대해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정신과 의사가 이들의 상태를 진찰하고 치료를 해 주어야 한다(Pardes 1996). 그러기 위해서는 전공의 수련 과정 중에 일차 진료 의사가 갖추어야 할 소양과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Shore 1996). 

요     약

   현재 국내 신경정신의학계가 당면하고 있는 학문과 진료 영역의 문제점들과 그 원인들을 살펴보고 정신과 의사들의 학문적인 성숙과 진료 영역의 확대를 위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진료 영역이 축소된 이유로 의료계 내부에서는 최근에 이루어진 신경과학의 눈부신 발전, 신경정신과에서 신경과와 정신과로의 분리, 의료 제도의 변화, 정신과 의사들의 안이한 대처, 정신의학 교육의 왜곡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의료계 외부의 조건들로는 정신의학과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편견, 의료에 대한 외부의 규제를 들 수 있다. 
   정신의학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생 교육, 전공의 수련 과정, 전문의 연수 교육, 정신의학 교과서의 편찬 등을 통한 정신의학 교육의 개편·강화, 신경정신의학의 정체성 재확립, 그리고 신경과학과 신경학 교육의 강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신과 의사들의 활동 분야를 확대하고 행동과학을 임상 진료 과목으로 개발하며 정신의학과 유관한 제 3 의 전문 진료 과목을 창출하고 정신과 의사의 기본적인 술기에 일차 진료 의사의 역할을 추가하는 방안들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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