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 2023

Vol.30 No.2, pp. 84-88


Review

  •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 Volume 9(2); 2002
  • Article

Review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2002;9(2):120-8. Published online: Feb, 1, 2002

The Effect of Cognitive Rehabilitation Program for Traumatic Brain Injury Patients

  • Joon-Ho Park, MA;Han-Yong Jung, MD, PhD;SoYoung Irene Lee,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Soonchunhyang Bucheon Hospital, Soonchunhyang University, Bucheon, Korea
Abstract

Objectives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velop a cognitive rehabilitation program and to investigate the effect of the program that restores the deficiency of memory, which is necessary to operate on high cognitive function such as problem-solving or judgement, for TBI(traumatic brain injury) patients.

Methods:Sixteen TBI patients participated in this study. The inclusion criteria were:1) aged 18 to 60;2) higher than IQ 80;3) lower than MMSE-K 25 and K-MAS(Korean version of Memory Assessment Scale) 85. We administered our program to an experimental group(N=8) in order to improve attention and memory for 4 weeks(total 12 section). Our program was not administrated to a control group(N=8) for 4 weeks. After administrating this program, we measured MMSE-K and K-MAS for the experimental and control groups.

Results:The findings of the study were as follows. 1) the experimental group showed significant improvement on MMSE-K score in comparison with baseline, but the control group did not. 2) the experimental group showed significant improvement on K-MAS score in comparison with baseline, but the control group did not. In particular, among the three subscales of K-MAS, only verbal memory scale revealed significant improvement, while visual and short-term memory scales revealed no differences.

Conclusion:Our cognitive rehabilitation program improves cognitive state and memory, particulary verbal memory, for TBI patients. These results imply that our program aids in rehabilitation of basic cognition such as memory which is necessary to operate on high cognitive function such as problem-solving or judgement, for TBI(traumatic brain injury) patients.

Keywords Traumatic brain injury;Cognitive rehabilitation;Stage model.

Full Text

교신저자:정한용, 420-021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74
              전화) (032) 621-5017, 전송) (032) 621-5018, E-mail) hanyjung@schbc.ac.kr

서     론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TBI)은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영향받은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1) 교통사고, 낙상, 산업재해, 폭행 등에 의하여 주로 발생하며 전체의 50% 정도가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30~50대 남자에서 그 발생빈도가 가장 높고, 이 연령층의 남성들이 사회적 활동 범위가 넓으며 생산적인 시기에 있다는 점에서 손상에 따른 장애가 커다란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2) 미국을 비롯한 산업국가에서도 뇌손상은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국립 뇌손상 재단(The National Head Injury Foundation:NHIF)3)은 한 해에 백만 명 이상이 사고로 인한 손상을 받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가운데 3~ 5만명은 정상 생활로 복귀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인지 및 행동 장애를 보인다고 추산되고 있으며,3) 연간 2조 5천만 달러의 비용이 뇌손상에 의해 발생한다고 한다(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DHHS).4)
   이러한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은 임상적 측면에서 크게 세 가지 증상을 나타낸다. 첫째, 신체적 증상으로 두통, 피로, 불면, 이명, 소음이나 빛에 대한 과민성, 간질, 저하된 각성 등이 있고, 둘째, 정서적 증상으로 우울, 과민성, 불안, 의욕상실, 인격 및 행동 장애 등이 있으며, 셋째, 인지적 증상으로 기억력 상실, 집중력 장애, 정보처리 지연, 지남력 감소, 자기인식 결여, 문제해결능력 결여 등이 있다.5) TBI로 인해 이처럼 많은 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들은 신경정신과적 치료와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정서적, 인지적 증상은 신체적 증상에 비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겨져 왔으며, 실제로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상당수가 외상 후에 인격 변화나 인지 기능 저하, 정서장애, 행동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적 정신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7) 또한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의 삶의 질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삶의 질 수준은 신체적인 면보다 정신사회적인 면에서 장애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8)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인지적 증상은 다른 증상들보다 훨씬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더 큰 사회적, 직업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왜냐하면, 외상성 뇌손상의 많은 경우가 확산적 손상(diffuse damage)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정보처리 속도와 주의 기능, 인지적 효율성을 저하시키며, 심한 경우에는 여러 가지 고차원적 개념 형성 및 복잡한 추론 능력까지 저하시키기 때문에,10) 결과적으로 주의집중이 어렵고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고, 사고의 혼란을 보이며 사고 전에는 잘 하던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만성 정신분열병 환자에 대한 연구를 보더라도,11) 독립적인 경제 생활 유지와 사회 복귀를 목적으로 하는 직업 재활에 있어서 직업 기능과 인지 기능 간에는 상당한 관계가 있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여러 증상 가운데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오래 지속되고 실제적으로 많은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인지적 증상을 초점에 두고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지 장애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지게 되는데, 인지 이론에 따르면 용량 모형(capacity model)과 단계 모형(stage model)으로 인지 장애를 설명하고 있다. 용량 모형에 따르면, 사람들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제한되어 있고 따라서 자신의 의지와 과제의 난이도 및 특성에 따라 이 자원을 융통성 있게 할당해야 한다.12) 그러므로 과제가 어렵고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일수록 그것을 처리하기 위해 요구되는 용량은 더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 모형은 특히 정신분열병에서 나타나는 인지 장애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서,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정보를 처리할 때 필요한 내적 및 외적 단서를 무시하거나 왜곡하고 또한 각성 수준(arousal level)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제한된 용량을 효과적으로 할당하지 못하여 인지적 이상이 생긴다고 설명한다.13) 그래서 과잉 학습에 의해 특정 기술을 얻게 되면, 과잉 학습된 수행을 할 때 각성 수준이 필요 이상으로 높아지지 않고 비교적 적은 에너지를 갖고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정신분열병 환자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는 각성 수준이 낮고 주의 체계가 손상되어,14) 환경 단서를 예민하게 지각하지 못하므로,15) 용량 모형은 TBI 환자의 인지 장애를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반면 단계 모형은 정보처리 과정의 단계에 중점을 두면서, 기본적인 하위 인지 단계에 이상이 있으면 고등적인 상위 기능이 원활하게 작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16)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정보처리 과정의 기초적 단계인 주의력에 결함이 생기면 순차적으로 입력되는 정보를 처리할 수 없거나, 수많은 정보 자극들 사이에서 중요한 자극과 중요하지 않은 자극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주의력 결함은 입력된 정보를 효과적으로 부호화하거나 조직화하지 못하여 기억력의 장애를 초래하게 되며,17) 개념 형성, 의사결정, 판단력 등에 연쇄적으로 장애가 생긴다.1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정보처리 과정 단계를 중요시하는 단계 모형에 근거하여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기억력 장애를 주된 치료 목표로 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현재까지 뇌손상 환자들에게 실시되고 있는 인지재활 방법은 대개 일반 자극법(general stimulation), 행동 교정법(behavioral modification) 그리고 기능 적응법(functional adaptation)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19) 첫째, 일반 자극법은 기초적인 인지 기능의 결함을 치료, 회복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즉, 환자에게 반복 훈련을 시킴으로써 손상된 인지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20) 이 방법은 손상된 뇌부위의 기능을 대신 담당하게 되는 해부학적 재조직화(anatomical reorganization)가 일어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시작되었다.19) 이는 주의력이나 기억력 등의 인지 능력에서 숫자 목록이나 단어 목록 암송과 같은 방법을 반복 사용함으로써 그 능력이 호전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반 자극법은 인지재활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지만 뇌손상 환자의 인지적 결함이 반복 훈련을 통해서 치료, 회복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남기며 임상 현장 밖으로의 일반화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21) 둘째, 행동 교정법은 강화, 모델링, 행동 조성 등 학습 이론을 이용하여 뇌손상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인지기능의 결함을 치료하는 방법이다.19)20) 이 방법은 뇌손상 환자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의 결함이 실제로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환자들의 동기가 감소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는 데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집단치료 시간에 주의집중을 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5분 간격으로 강화를 주어 그 환자의 주의 집중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행동교정법의 한 예이다. 셋째, 기능 적응법은 차선책을 찾는 방법으로서 뇌손상 환자에게 있어 가장 성공적인 재활 전략이다. 즉, 어떤 인지 기능에 결함이 있는 경우 직접 훈련을 통해 인지 기능의 결함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결함이 있는 인지기능을 우회함으로써 대안을 찾는 방법이다. 시력이 손상된 경우 점자를 통해 읽는 법을 훈련시키는 방법, 언어적 기억력에 결함이 있는 경우 기억 공책(memory notebook)22) 등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보조 수단을 이용하도록 훈련시키는 방법 등이 기능 적응법의 예가 될 수 있다.19) 즉, 일반 자극법이 인지재활에서 직접적인 방법에 속한다면 기능 적응법은 간접적인 방법에 해당하는 것이다.21) 저자들은 본 연구에서 인지 기능의 결함이 환자들의 동기 감소로 인한 것이라는 행동 교정법의 관점을 배제한 가운데에 반복 훈련을 통해 손상된 인지 기능을 직접적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인 일반 자극법을 사용하여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인지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아 있는 결함들에 대한 보상 전략을 쓰는 기능 적응법을 함께 포함시켰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정보처리 과정 단계를 중요시하는 단계 모형에 근거하여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기억력 장애 개선을 주된 치료 목표로 하였다. 그리고 반복 훈련을 통해 손상된 인지 기능을 회복시키는 직접적 방법과 더불어, 남아 있는 결함들에 대한 보상 전략을 쓰는 간접적 방법을 함께 적용하여 그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경기도 광주에 있는 S 병원에 입원한 환자 가운데 지능이 80 이상('평균하' 이상), 나이 18세 이상 60세 미만이며, 지능에 비해 전반적 인지 상태와 기억 능력이 유의하게 저하된 뇌손상 환자(MMSE-K 25점 이하, K-MAS 85점 이하) 1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프로그램 실시 대상은 실험집단이 8명이었고, 통제집단은 프로그램을 실시받지 않은 8명이었다.

2. 연구 도구

1) 한국판 웩슬러 지능검사(Korean-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K-WAIS)
   연구 대상의 지적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개인 지능검사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한국판 웩슬러 지능검사23)를 실시하였다. K-WAIS는 언어성 검사 6개(기본지식, 숫자, 어휘, 산수, 이해, 공통)와 동작성 검사 5개(빠진 곳 찾기, 차례 맞추기, 토막 짜기, 모양맞추기, 바꿔 쓰기)로 구성되어 있다.

2) 한국판 간이정신상태 검사(Korean version of Mini-Mental State Examination:MMSE-K)
   환자의 전반적 인지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5~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손쉽게 평가할 수 있는 한국판 간이정신상태 검사24)를 사용하였다. 이 검사는 지남력, 기억 등록, 주의집중 및 계산, 기억 회상, 언어 및 판단 능력의 다섯 개 영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시간의 경과 또는 치료에 의한 전반적 인지 상태의 악화 및 향상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25) 문항의 신뢰도는 .80이고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91이다.26) 일반적으로 정상과 이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30점 만점에 25점이며 본 연구에서는 25점 이하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3) 한국판 기억 평가 척도(Korean version of Memory Assessment Scale, K-MAS)
   지능 검사는 정상 범위에 있으나 기억 장애가 있는 환자를 선별하고 시간의 경과 또는 치료에 의한 기억력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판 기억 평가 척도를 사용하였다. K-MAS27)는 1991년 William28)에 의해 개발된 Memory Assessment Scale(MAS)을 한국 실정에 맞게 번안한 것으로서 전체 수행, 연령별 수행, 연령과 교육 수준별 수행의 세 가지 규준을 제공함으로써 피검자의 조건에 따라 적절한 규준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척도는 기억 평가에 중요한 주의집중 및 단기 기억, 학습과 즉각 기억, 지연 기억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단어 학습, 문장 기억, 단어 회상, 언어 기억 범위, 시각 기억 범위, 시각 재인, 시각 재생, 얼굴 기억, 단어 지연 회상, 문장 지연 회상, 시각 지연 재인, 얼굴 지연 회상의 12개 하위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단기 기억 요약 점수, 언어 기억 요약 점수, 시각 기억 요약 점수로 구성된 3개의 요약 점수와 전체 기억 점수를 산출한다. 전체 기억 점수는 평균 100, 표준편차 15로 지능 검사와 비교를 할 수 있다. 기억 장애의 진단 기준을 보면 70점 이하는 기능 장애 범위이고, 71~85점은 경계선 범위, 86점 이상은 정상 범위이다. 소검사 신뢰도는 .85~.91,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62~.88이다.

3. 연구 절차
  
외상성 뇌손상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평가를 실시하여 지능 80 이상, 간이정신상태검사 25점 이하, 한국판 기억 평가 척도 85점 이하인 환자를 16명 선별하였다. 8명의 실험집단을 선정하여 2~3명의 세 집단으로 구성한 후, 각각 다른 시기에 4주 12회기 동안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통제집단 8명은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않았다. 치료 시간은 매주 3회씩, 그리고 각 회기마다 50분 동안 진행되었다. 환자들의 치료 참석률을 보면 12회 모두 참석한 사람이 6명, 1회 불참자가 2명이었으며 1회 불참자는 수술 및 검사와 관련된 타 병원 방문에 의한 사정으로 불참했다. 치료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시점에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은 사후 평가를 위해 간이정신상태 검사, 한국판 기억 평가 척도를 실시하였다.
   회기 내 진행 절차는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면서 편안하고 이완된 분위기를 만들고 지난 회기에 실시했던 내용과 과제를 확인하였고, 그 이후 당일 프로그램의 목표 및 진행 방법을 설명하였다. 본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에 다음 회기까지 해올 과제를 주고 당일 프로그램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고 마무리하였다.

4. 인지재활 프로그램의 구성

  
본 연구에서의 인지재활 프로그램은 Wesolowski와 Zencius29)가 개발한 것을 본 연구자들이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 보완하였으며 기억력 훈련을 주축으로 구성하고 매 회기 때마다 지남력 훈련이 포함되었다.
   본 프로그램은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기억 공책(memory notebook)을 활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기억 공책의 앞부분에는 환자들이 월, 날짜, 요일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달력을 부착하였으며, 그 다음에는 계획 기록용지를 부착하여 날짜별로 필요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다음에는 메모장을 만들어 프로그램에서 내주는 과제나 필요한 사항을 메모할 수 있도록 하였고 마지막으로 주소록을 만들어 환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의 연락처를 적을 수 있도록 하고 이 중 10개 정도는 암기하도록 하였다. 기억 공책을 사용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점은 뇌 손상 환자가 공책 사용을 기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기억을 못한다면 환자가 공책을 사용하도록 자극하는 단서 기제를 설정해야 한다.30)
   기억력 훈련은 기억이 크게 언어 기억과 시공간 기억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데 근거하여,31) 주로 언어 기억 향상 프로그램과 시각 및 공간 기억 향상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언어 기억 향상 프로그램은 단어 목록을 듣고 유목화하여 외우기, 숫자 암송하기, 문장을 듣고 질문에 답하기, 장보기 게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각 및 공간 기억 향상 프로그램은 카드 짝짓기, 별 모양 판 순서대로 짚기, 얼굴 사진 익히기 등으로 구성되어 환자들의 시공간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단기 기억 훈련도 함께 실시되었는데, 짧은 시간에 주의집중을 하고 상대방의 말을 기억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거꾸로 따라 외우기, 단어 목록 및 문장 기억하기, 시와 음악 선택 및 듣기로 구성되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지남력 향상을 위해 모든 회기마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지남력 훈련을 시행하도록 구성하였으며 날짜, 시간, 장소를 확인시켰다. 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내용은 부록에 제시되어 있다.

5. 통계 분석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두 집단의 사전 K-WAIS, MMSE-K, K-MAS의 평균 점수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인지재활 프로그램의 실시 여부에 따른 전반적 인지 상태와 기억력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MMSE-K, K-MAS의 사전-사후 점수를 각각 비교하였으며 paired t-test를 사용하였다. 이상 연구 결과 자료는 SPSS 10.0을 이용하여 통계 분석하였으며, 유의수준은 p값(p-value) .05 이하를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결     과

1. 인구통계학적 자료(표 1)
   연구 대상자는 모두 16명으로 실험집단은 남자 7명과 여자 1명, 통제집단은 남자 6명과 여자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균 연령은 실험집단은 37.5세(표준 편차=10.69)이고 통제집단은 43.2세(표준 편차=15.04)이다. 학력은 실험집단의 경우 중졸 3명, 고졸 2명, 대졸 이상 3명이며 통제집단은 국졸 3명, 고졸 4명, 대졸 이상 1명이다. 평균 교육 연한은 실험집단 12.3년, 통제집단 10.2년이다. 유병 기간은 실험집단의 경우 평균 유병 기간이 1.8년, 통제집단은 1.9년이었다. 연구 집단에 따른 성별, 연령, 학력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2. 프로그램 실시 전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인지 기능에 대한 동질성 확인:사전 K-WAIS, MMSE-K, K-MAS 점수 비교(표 2)
   지능은 실험집단의 경우 최저 95에서 최고 133까지였고 평균 105.87(표준편차=12.48)이었다. 통제집단의 경우 최저 81에서 최고 135까지였고 평균 101.12(표준편차=15.33)이었으며, 실험집단이 약 4.75점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t=.694, p>.05)은 아니었다. 그래서 사전에 평가한 MMSE-K 및 K-MAS 점수가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본 결과, MMSE-K, MAS 전체, MAS 시각, MAS 언어 영역에서는 집단간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MAS 단기 기억의 점수를 보면 실험집단(평균=93.88)이 통제집단(평균=70.25)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 전체 기억력의 차이는 없지만 실험집단의 단기 기억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 MMSE-K, K-MAS의 집단 내 사전-사후 점수 비교(표 3)
   본 연구의 표본 수가 적기 때문에 각 집단의 MMSE-K 및 K-MAS 사전-사후 점수 차이값이 정규분포를 이루어야 한다는 가정을 만족해야 한다. 이를 위해 Shapiro-Wilk 검증을 한 결과, 모든 차이값에 대한 통계치(W)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p>.05) 정규분포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수적 통계 방법인 paired t-test를 이용하여 결과를 분석하였다.
   MMSE-K는 사전-사후 점수 비교에서, 실험집단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전에 비해 실시 후의 점수가 유의하게 더 높았고, 통제집단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K-MAS는 전체 기억 점수와 함께 단기·시각·언어 기억의 세 개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어 모두 네 개의 점수를 가지고 비교하였다. 전체 기억의 사전-사후 점수 비교에서, 실험집단은 사전 점수에 비해 사후 점수가 유의하게 더 높았고, 통제집단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단기 기억의 사전-사후 점수 비교에서, 실험집단은 사전 점수에 비해 사후 점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으며, 통제집단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시각 기억의 사전-사후 점수 비교에서, 실험집단은 사전 점수에 비해 사후 점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으며, 통제집단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언어 기억의 사전-사후 점수 비교에서, 실험집단은 사전 점수에 비해 사후 점수가 유의하게 더 높았고, 통제집단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고     찰

   본 재활 프로그램은 사회적 및 직업적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의 인지적 증상에 초점을 두었다. 여러 인지 기능 중에서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기억력 장애를 주된 치료 목표로 하였다. 또한 반복 훈련을 통해 손상된 인지 기능을 회복시키는 직접적 방법과 더불어, 남아 있는 결함들에 대한 보상 전략을 쓰는 간접적 방법을 함께 사용하여 본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외상성 뇌손상으로 입원한 환자 가운데 지능에 비해 전반적 인지 상태와 기억력이 유의하게 저하된 뇌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3회씩, 모두 4주 12회기 동안 실시하였다.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전과 후에 MMSE-K와 K-MAS 점수를 비교하여, 환자들의 전반적 인지 상태와 기억력이 향상되었는지를 알아보았다.
   주요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전반적 인지 상태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사전-사후 MMSE-K 점수를 비교해 본 결과, 실험집단에서는 유의하게 높아진 반면 통제집단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 연구의 인지재활 프로그램이 전반적 인지 상태를 향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측정한 MMSE-K 점수는 지남력, 기억 등록, 주의집중 및 계산, 기억 회상, 언어 및 판단 능력의 다섯 개 영역의 점수를 모두 합한 것으로, 세부 영역에 대한 자료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영역에서 실제적인 변화가 있었는가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둘째, 기억력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사전-사후 K-MAS 점수를 비교해 본 결과, 실험집단에서는 전체 기억 점수가 유의하게 높아진 반면 통제집단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 연구의 인지재활 프로그램이 전체 기억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전체 기억 점수의 세 가지 하위 영역인 단기·시각·언어 기억 점수를 비교해본 결과, 실험집단에서는 언어 기억 점수가 유의하게 높아졌으며 나머지 단기 및 시각 기억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반면 통제집단에서는 단기·시각·언어 기억 점수 모두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실험집단의 전체 기억력이 향상된 것은 언어 기억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하면, 이와 같은 결과들은 본 연구의 인지재활 프로그램이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전반적 인지 상태를 향상시키며, 언어 기억을 향상시킴으로써 전체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통제집단에서 전반적 인지 상태와 기억력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실험집단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회복 효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장래 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환자의 인지 기능에 대한 동질성에서 차이가 있었다. 즉, 실험집단의 단기 기억이 통제집단보다 유의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습득 정도가 실험집단이 더 높아 결국 전체 기억 및 언어 기억의 향상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본 연구에서 참여자의 사례수가 충분했다면, 사전 단기 기억의 점수를 공변인으로 한 공변량분석을 실시하여 단기 기억이 전체 기억 및 하위 기억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통제한 결과를 분석하여 보다 정확하게 본 프로그램의 효과를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고등 인지 기능 뿐만아니라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의력을 명확하게 측정하지 못했다. 물론 MMSE-K의 주의집중 및 계산 영역 점수로 주의력 변화를 알아볼 수 있겠지만, MMSE-K는 선별검사의 성격이 강하므로 자세한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하며, 하위 영역인 주의집중력 및 계산 능력 영역이 독립적으로 측정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집중력만의 순수한 변화를 알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의집중력을 중점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d232) 또는 Trail Making A & B Test33)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주의력을 측정할 필요가 있었다. 셋째, 약물치료 개입을 고려해야 했다. 약물의 종류와 투여량에 따라 인지 기능의 변화가 다양한데, 예를 들어 뇌손상으로 인해 환각, 망상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clozapine, olanzapine 같은 비전형 항정신병 약물치료가 인지적 손상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34) 다시 말해 인지재활 프로그램의 내적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장래 연구에서는 약물치료에 대한 정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프로그램의 효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지적 측정치의 향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일상생활 기능과 다른 인접 프로그램의 효과로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래 연구에서 추상적인 개념형성, 인지적 융통성 등의 상위 인지 기능을 측정하고, 기초 인지 기능과 사회적 기능간의 매개작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회 인지(social cognition)의 개입을 고려하여,35) 환자들의 사회적, 직업적 재활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의의는 지금까지 뇌손상 환자들의 인지적 증상에 초점을 둔 연구들이 손상된 인지 능력의 양상이나 이러한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 주로 초점을 두고 실제로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재활 영역에 대해서는 등한시 해 온 것과는 달리, 이러한 인지재활의 개념을 정립하고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직접적 인지기능 회복 방법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아 있는 결함들에 대한 보상 전략을 쓰는 기능 적응법, 즉 기억 공책을 활용하게 하여 치료가 종결된 시점에서도 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도움이 되었다는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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