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 2023

Vol.30 No.2, pp. 84-88


Review

  •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 Volume 13(1); 2006
  • Article

Review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2006;13(1):11-8. Published online: Jan, 1, 2006

Korean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Treatment of Depressive Disorders - The Present State and Future Direction of Development -

  • Se-Won Lim, MD1; and Min-Soo Lee, MD, PhD2;
    1;Department of Psychiatry, Kangbuk Samsung Hospital, Seoul, 2;Department of 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Abstract

Depressive disorder is one of well-known major public health problems in Korea. The socioeconomic burden of depression is growing bigger and bigger. Therefore, the Korean government decided to establish the clinical research center for depression for better care of patients with depression. One of the major task of the center is the development of Korean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depressive disorders. This guideline should reflect the clinical situation in Korea and meet Korean physicians' needs. In addition, it should be feasible and easy to use. We reviewed the present status of the guideline development in Korea and other countries, and introduces the scope, method, and goals of Korean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depression.

Keywords Depressive disorders;Korean;Clinical practice guideline;Research.

Full Text

교신저자:이민수, 136-705 서울 성북구 안암동 5가 126-1
교신저자:전화) (02) 920-5354, 전송) (02) 923-3507, E-mail) leeminso@korea.ac.kr

서     론


  
주요우울장애의 평생유병율의 경우, 남성 5
~12%, 여성 10~25%로1) 보고 될 정도로 매우 높다. 한국에서는 주요우울장애의 평생유병율이 서구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보고2)가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의 역학적 연구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임을 고려하여야 하며, 기분부전장애와 신체질환으로 인한 우울삽화 등 넓은 범위에서 우울증이라 통칭될 수 있는 모든 질환을 포괄할 경우 우울증의 전체적 유병율은 기존 보고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우울증은 그 사회경제적 부담이 매우 커서 2001년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3)에 의하면 건강상실년수(years of life lived with disability)가 가장 높은 질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는 자살의 급격한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4) 우울증은 자살의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5)
   최근 10여년 사이에 개발된 여러 가지 새로운 항우울제들의 보급과 사용으로 인하여 우울증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우울증의 높은 유병율과 임상적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치료는 여전히 개별 임상가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함으로써 시행착오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한 시행착오의 원인으로는 우울증의 다양한 증상, 불분명한 병태생리, 약물치료반응예측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임상가는 치료과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함으로써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우울증 치료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임상가들이 중요한 임상적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환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최신의 과학적 근거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진단과 치료에 대한 일정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상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CPG)의 개발과 보급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실용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수단인 동시에 제공된 정보가 단순한 지식의 전달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임상가의 의료행위로 실행되기 위한 여건조성의 기틀이 될 수 있다.6)
   지난 2005년 국내에서도 우울증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진료지침의 개발이 필수적임을 인식하고,7) 보건복지부 주관하에 시행되는 보건의료기술 인프라개발사업의 하나로 우울증임상연구센터 연구과제가 향후 9년동안 진행될 국책과제로 선정되었다. 저자들은 본고를 통해 우울증임상연구센터의 연구과제중 하나인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 개발 및 적용 연구의 필요성, 구체적 방법과 목표, 향후 진행방향은 물론 국외 진료지침개발의 현황 등에 대해 기술하였다.

우울증 진료지침 개발의 국내 현황

1. 진료지침과 알고리듬 
   일반적으로 임상진료지침은 알고리듬을 포괄하는 보다 광의의 개념이다. 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정의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미국 Institute of Medicine의 정의에 의하면,8) 임상진료지침이란 '특정한 임상상황에서의 적절한 건강관리를 위한 임상가와 환자의 결정에 도움을 주기위해 체계적으로 개발된 서술'이라고 한다. 즉, 임상진료지침은 임상가(혹은 환자)의 결정이 요구되는 진료의 특정상황에서, 치료적 판단을 위한 과학적 근거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임상가에게 권고하여 줌으로써 임상가가 특정상황에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최적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진료지침의 개발과정은 특정한 질환 혹은 건강상의 문제를 진단 및 치료하는데 있어 답변이 필요한 일련의 임상질문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근거수집과 분류작업을 거쳐 해당 질문에 대한 권고안을 작성하는 과정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9)
   반면에 알고리듬은 환자의 상태와 전단계에서의 치료반응등의 정보를 토대로 다음단계에서 어떠한 치료적 개입을 하는것이 좋은지를 권고하는 순서도 형태로 제시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알고리듬은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에도 일정한 흐름에 따라 단계별 치료전략을 제시해줄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개발 추세는 알고리듬에도 진료지침의 개발방법과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고, 진료지침에도 알고리듬의 핵심내용인 순서도 양식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알고리듬은 순서도 형태로 일정한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기본적 틀이므로 우울증의 경우처럼 기분부전장애, 주요우울장애등 여러 가지 진단명이 포함되어 있고, 치료적 접근에서도 약물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정신사회적 치료방법들이 함께 요구되는 질환에 대해선 임상가가 경험하게 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각각의 권고안을 모두 충분히 제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본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 개발 및 적용 연구는 2003년 대한 우울조울병 학회에 의해 발표되었던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한국형 약물치료 알고리듬' 개발의 경험10)을 기반으로 하여 우울증 치료의 시작부터 종결까지 임상현장에서 경험하는 우울증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진료지침을 개발하고자 한다. 

2. 국내 진료지침 및 알고리듬 개발현황과 발전방향
  
국내에서는 2001
~2002년을 즈음하여 대한정신약물학회와 대한정신분열병학회의 공동사업으로 시작된 주요정신장애에 대한 한국형 알고리듬 개발사업,11) 대한우울조울병학회에 의해 발의된 한국형 주요우울장애 알고리듬 개발사업 등을 통해 현재 주요우울장애, 양극성장애, 정신분열병에 대한 국내 알고리듬이 개발되어 있으며, 여기에 진료지침에 해당하는 내용도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국형 주요우울장애 알고리듬의 경우,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와 동반하지 않은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두 개의 알고리듬과 이에 대한 자세한 세부치료전술의 임상지침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10)
   그러나 개발에 소요된 연구자들의 지대한 노고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이러한 알고리듬 혹은 진료지침의 활용도는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다. 진료지침을 만들어도 널리 사용되지 않는 것은 외국에서도 흔한 현상으로 Cabana와 Rand 등12)은 그 이유로 ① 임상의사들이 진료지침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음, ② 진료지침의 내용이 다른 의사들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음, ③ 자신의 진료환경이 진료지침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음, ④ 진료지침의 사용이 어색하거나 사용하기가 어려움, ⑤ 자신의 경험에 따른 진료가 익숙함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알고리듬을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연구자의 상당수가 시간이 없거나(38.2%), 약물선택이 제한을 받기 때문(23.5%)이라고 응답했다는 알고리듬 적용에 대한 국내연구13)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대개의 국내알고리듬이 학문적 목적을 우선으로 개발되면서 사용자 친화적인 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알고리듬 미적용의 또 다른 주요한 이유인 약물선택의 제한은 최근에 개발된 새로운 항우울제들의 가격이 기존의 삼환계항우울제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사실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 실제로 이로 인한 건당 진료비 등의 규제는 특히 정신과 일차진료영역에서 커다란 어려움이 되고 있다. 기존 국내 진료지침 혹은 알고리듬이 이러한 실제 임상상황의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알고리듬 미적용의 중요한 이유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은 부작용을 개선한 최근의 항우울제들이 장기적으로 비용-효용성면에서도 잇점을 가질 수 있다는 국내연구의 뒷받침이 있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항우울제 치료의 비용-효용성에 대한 연구는 한국형 우울증진료지침 개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단계별로 계획되어 있다. 
   한편 알고리듬이 적용된 경우에도 대부분의 환자(72%)가 시작단계에서 치료반응을 보여 더 이상의 단계이동이 없었다는 해외보고14)나 국내보고13)는 여러단계로 구성된 알고리듬의 하위단계일수록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활용빈도는 낮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개발된 진료지침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진료지침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뿐만 아니라, 개발단계에서부터 국내 임상상황에서의 적용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용자 친화적이고 간략하며 직관적인 권고안을 다양한 임상상황별로 충분히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하여야 한다. 

우울증 진료지침 개발의 해외 현황

   우울증 진료지침의 개발경험이 별로 없는 국내 현실에 비해 외국의 경우 각국에서 수많은 진료지침이 이미 개발되어져 있으며, 최근에는 사용자와 적용대상 환자군에 따라 진료지침자체가 매우 세분화되어 개발되고 있는 추세이다(표 1). 여기에서는 2000년 이후 발표된 해외 주요 진료지침중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개발에 참고가 되고 있는 것들 위주로 하여 그 내용과 특징을 간략히 소개하였다.

1. 세계생물정신의학회(WFSBP) 우울증 진료지침 
   세계생물정신의학회는 단극성 우울증(Unipolar depression)에 대한 생물학적 치료지침을 지난 2002년에 1부:주요우울장애에 대한 급성기와 지속기 치료,15) 2부:주요우울장애에 대한 유지기치료와 만성우울증 및 아임상우울증(Subthreshold depression)16)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바 있다. 개발은 진료지침의 일반적 개발방법인 관련문헌검색및 근거수준에 따른 분류, 그에 따른 권고안 제시로 이루어졌으며 각국에서 선정된 46명의 연구자가 WFSBP task force를 구성하여 실무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진료지침의 사용자는 해당질환을 진료하는 모든 임상가로 특별히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았다. WFSBP 진료지침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현재까지 발표된 대개의 진료지침이 영어권의 자료와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하여 진료지침의 근거가 되는 문헌검색을 시행하였으나, WFSBP 진료지침은 독일어권을 비롯한 비영어권 자료도 반영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증거수준은 A, B, C, D의 4단계분류를 채택하고 있으며, 세계각국의 약물가격의 차이를 진료지침에 반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치료의 비용에 대한 고려는 하고 있지 않다.15) 하지만 각각의 치료적 권고는 효과, 안정성, 적용가능성의 세가지 측면에서 평가되었으며 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경두개자극술, 미주신경자극술, 수면박탈등 약물치료이외의 여러 가지 생물학적 치료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진료지침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의 방대함에 비해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요약정보의 제공이 미흡하여 특정임상상황에서의 권고안이 무엇인지를 쉽게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은 아쉬운 점이다.

2. 캐나다 정신의학회 우울증 진료지침
  
캐나다 정신의학회와 Canadian Network for Mood and Anxiety는 정신과의사를 사용자로 하는 우울증의 다양한 형태에 대한 포괄적 진료 지침을 2001년 발표17)하였다. 전반적인 개발 방법은 다른 진료지침의 개발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과정을 밟았으며 전체적 구성은 1) 정의, 유병율, 그리고 사회적 부담, 2) 전반적 치료의 원칙, 3) 정신치료, 4) 약물치료와 기타 생물학적 치료, 5) 약물치료와 정신치료의 병합, 6) 특정인구의 우울증, 7) 공존질환의 일곱 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다른 진료지침과 비교되는 특징적인 면은, 각각의 부분이 우울증 진료과정에서의 특정한 임상적 질문에 대한 답변을 권고안의 형태로 제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정신의학회 우울증 진료지침은 우울증의 거의 모든 형태와 치료방법에 대한 내용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으면서도 권고안을 간단한 상자형도표로 제시하고 있어 사용자는 해당 임상상황에 대한 결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정신치료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며,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병합할지에 대한 내용을 별개의 부분으로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3. 영국(NHS:National Health Service) 우울증 진료지침 
   이 진료지침은 영국의 의료전달체계에 맞추어 의료서비스제공자에 따라 단계별 진료체계를 따르도록 개발되어 있다(stepped care model). 이에 따르면 1단계로는 일차진료영역과 종합병원에서 우울증의 인식(recognition)이 이뤄지고, 2단계로 경도우울증에 대해 일차진료가 이뤄지며, 중등도와 심각한 우울증에 대한 3단계 치료까지 일차진료영역에서 시도될 수 있다. 4단계에서 환자는 정신건강전문가에게 의뢰되며, 5단계는 입원치료단계이다.18) 각각의 임상상황에 대해 하나의 권고안만을 제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진료지침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한 편이며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결론만을 제시한 15쪽 정도의 quick reference도 제공하고 있다. 권고수준은 A, B, C, GPP(Good Practice Point)의 4단계로 분류하고 있다.9) GPP는 타 진료지침의 권고수준 D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그 이상의 적절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임상상황의 경우에 한해, 진료지침 개발 연구자들의 합의된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된 권고로, 진료지침 개발자들에게 상당한 융통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진료지침의 개발방법에 대한 상세한 안내와 진료지침에 비용-효용성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내용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진료지침을 개발하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되고 있다. 

4. TMAP(Texas medication algorithm project) 주요우울장애 알고리듬 
   국내에서 개발된 대부분의 알고리듬이 TMAP(Texas medication algorithm project)을 참고하여 개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주요우울장애19)뿐 아니라 양극성장애,20) 정신분열병21)등 정신과 영역의 주요질환에 대해 각각의 알고리듬이 개발되어 있다. 순서도로 제시된 단계별 치료전략뿐 아니라 임상적 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함께 제공된다. 주요임상판단시점(Critical Decision Point) 등 실제 임상현장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중요한 치료적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개념화하여 제시한 선구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 단계별로 제공되는 체계적인 치료전략과 전술은 특히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매우 유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MAP의 제한점으로서는 대상질환이 주요우울장애로 한정되어 있으며, 정신치료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고, 부작용에 대한 대처법 등 우울증 진료 중 겪게 되는 다양한 임상적 문제들을 모두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5. 기타 진료지침
  
호주와 뉴질랜드 진료지침22)은 2004년 발표되었으며 3개의 도표로 우울증의 심각도와 아형에 따른 진료지침을 정신치료까지 포함하여 요약·제시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른 진료지침에 비해 내용이 간략하고 풍부하지 않다. 최근 제 3세계에서 개발된 진료지침으로는 2003년 개발된 브라질 의학협회의 우울증 진료지침23)을 들 수 있으며, 개발방법과 절차는 다른 진료지침의 개발에 사용된 것과 거의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2004년 발표된 싱가폴의 우울증 진료지침24)이 참고할 만하다. 싱가폴 진료지침은 영국 NHS 진료지침과 유사하게 의료전달체계에 따라 우울증 진료의 범위와 개입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울증 환자와의 의사소통및 질환에 대한 교육, 약물부작용 및 상호작용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다만 일차선택 항우울제로 삼환계항우울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를 동일한 선상에 놓고 있는 것은 최근에 발표된 다른 진료치침과 일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의 개발의 방향

1.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의 목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각국에서 이미 많은 우울증 진료지침이 개발되어 있다. 그러나 외국 진료지침을 국내상황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진료환경과 임상여건, 치료자의 경험과 선호도, 한국인 환자의 특성, 건강보험제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외국 진료지침의 장점을 적절히 반영하면서 우리 상황에 맞는 진료지침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국내 임상연구의 급격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근거수준이 높은 양질의 임상연구는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진료지침의 개발에서도 근거가 되는 자료의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는 문제가 있었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수년 전 개발된 국내 알고리듬 혹은 진료지침의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전술한 바와 같이 개발단계에서부터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적용을 염두에 두고 사용자 친화적인 진료지침을 개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 진료에 대한 국내 임상연구를 활성화하여, 실제 우울증 진료에서 경험하게 되는 중요한 임상적 문제들에 대해 국내연구를 기반으로 한 근거를 확보하고 이를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에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2.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의 범위와 개발방법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의 대상환자는 성인환자이며, 대상질환은 우선적으로 기분부전장애, 주요우울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우울장애 등 미국정신의학회 진단기준 4판1)에서 우울장애로 분류된 모든 질환을 포함한다. 치료적 접근의 범위는 약물치료와 전기경련요법등 생물학적 치료법뿐만 아니라, 정신치료및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교육등 정신사회적 치료도 포함한다. 진료지침의 사용자로 우선 정신과의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추후 비정신과의사를 위한 진료지침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은 개발의 범위가 넓고 포함되어야 할 치료적 접근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개발방법은 전체의 진료지침을 몇 개의 주요한 부분들로 나누어 개발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형태를 취한다. 진료지침의 개발과정은 전체적으로 NHS의 진료지침 개발법9)인 ① 진료지침의 범위설정, ② 진료지침개발그룹형성, ③ 핵심임상질문추출, ④ 근거검색 및 분류, ⑤ 권고안 작성, ⑥ 진료지침 초안작성, ⑦ 외부검토의 수순을 밟는다. 우선 우울증 진료의 국내현실과 임상가의 요구를 파악하여 이를 진료지침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국내 우울증 진료현황에 대한 조사연구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국내 임상연구가 필요한 핵심임상질문에 대해선 우울증임상연구센터 연구과제내에서 자체 임상연구를 병행하여 이를 진료지침에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매년 방대한 양의 연구결과가 축적되고 있으며, 진료지침은 과학적 근거수준이 높은 가장 최신의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되어져야 함을 고려할 때 초판 발행시까지의 개발기간은 NHS의 권고9)와 같이 18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위해 진료지침 개발과정은 시간표에 맞추어 지연 없이 진행되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주요 작업은 임상질문을 선정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수집하여 분류하는 것이다. 임상질문은 진료지침이 다루는 내용을 구성하게 되는 동시에 근거중심의학의 기반이 된다.25) 진료지침 개발 연구자가 PICO guide9)(P;patient, I;intervention, C;comparison, O;outcome)에 근거하여 임상질문을 선정하면 전문사서팀은 이를 토대로 우선 체계적 고찰(Systematic review)을 검색하여 연구자에게 제공하게 되고 연구자는 이들 논문을 우선 검토하여 추가로 검색할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 등 관련 논문을 선정한다. 이는 사서팀에게 전달되어 검색과정을 거쳐 수집 후 연구자에게 전달되며 연구자는 해당 질문에 대해 최종 선정된 체계적 고찰과 RCT들을 SIGN grading system26)에 기초한 근거표에 의해 근거수준(levels of evidence)에 맞추어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근거의 수준은 메타 분석과 무작위 대조연구를 가장 높은 수준, 환자-대조군 연구등 비무작위 연구와 관찰연구가 각각 그 다음 수준, 마지막으로 전문가의견이나 증례보고를 가장 낮은 수준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근거수준이 높은 치료방법과 실제 임상현장에서 적용가능한 방법이 반드시 같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진료지침에서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권고수준은 다시 일반화 가능성, 실제 적용가능성 등까지 고려하여 권고수준(grades of recommendation)을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진료지침의 주요영역 및 각각의 임상질문에 대한 권고안이 모두 결정되면 초안을 작성하게 된다. 작성된 초안은 개발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하여 피드백을 받은 후 출판하게 된다. 이후에는 개발된 진료지침을 임상현장에서 시험적용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임상적용가능성을 증대하기 위한 개정작업과 함께 초판발행 후 축적된 새로운 정보에 대한 검토를 통한 정기적인 진료지침의 변형과 최신화작업이 계속될 것이다. 

결     론

   우울증은 이제 단순히 환자와 가족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이미 다른 질환들보다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 진료의 질을 향상시켜 이로 인한 국민과 사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 지정 우울증임상연구센터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 개발연구가 진행중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개발될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은 국내 진료상황과 임상가의 요구를 적절히 반영함으로써 실제 적용이 가능한 국내실정에 맞는 진료지침이어야 하며, 수준 높은 국내 임상연구를 통한 한국적 근거를 가진 진정한 한국형 진료지침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울증임상연구센터 한국형 진료지침 개발연구자들은 과거 한국형 주요우울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개발의 경험을 기반으로 진료지침 개발단계에서부터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적용을 염두에 두고 사용자 친화적인 진료지침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우울증 진료에 대한 국내 임상연구를 활성화하여, 실제 우울증 진료에서 경험하게 되는 중요한 임상적 문제들에 대해 국내연구를 기반으로 한 근거를 확보하고 이를 한국형 우울증 진료지침에 적절히 반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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