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 2023

Vol.30 No.2, pp. 84-88


Review

  •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 Volume 19(4); 2012
  • Article

Review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2012;19(4):153-8. Published online: Apr, 1, 2012

Understanding of Clinical Trials and Application to the Real Practice

  • SungKu Choi, MD
    NeuroScience Business Unit, Janssen Korea, Seoul, Korea
Abstract

Understanding of a clinical trial is essential in developing clinical guideline and adopting evidence based practice. In designing and executing clinical trials, following ethical requirements should be considered : social value, scientific validity, fair subject selection, informed consent, favorable risk-benefit ratio, institutional review board, and respect for human subjects. According to the stage of drug development, purpose of trials, accumulated scientific data, clinical trials for drug development are classified as phase 1, 2, 3, and 4. Phases of clinical trials can be overlapped and the judgment of entering into the next phase should be considered highly strategically. In reading, evaluating and interpreting clinical trial reports, various skills and challenges exist. Patient sample composition, trial duration, selection of endpoints, responders and non-responders, placebo effect, patient recruitment, and extrapolation to the real world are the examples of those challenges. Treatment success will come from the well balanced approach of evidence based decision making and consideration of specific single case.

Keywords Clinical trial;Evidence based medicine.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SungKu Choi, MD, NeuroScience Business Unit, Janssen Korea, 191 Hangangno 2-ga, Yongsan-gu, Seoul 140-702, Korea
Tel: +82-2-2094-7026, Fax: +82-2-3452-8085, E-mail: schoi7@its.jnj.com

ㅔㅔ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zation는 임상시험을 "연구 대상 물질의 임상적, 약리학적, 그리고/혹은 기타 약력학적(pharmacodynamic) 효과를 발견하거나 증명하기 위해서, 연구 대상 물질의 이상반응을 찾아내기 위해서, 그리고/혹은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할 목적으로 연구 대상 물질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을 연구하기 위해서 인간을 대상으로 시도하는 조사"라고 정의하였다.1) 개발 중인 모든 새로운 약물은 임상시험을 통과하여 안전성과 효과를 증명하지 못하면 인간에게 사용할 수 없다. 또 임상시험을 통한 새로운 정보나 증거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약물 사용에 대한 유용한 가이드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따라서 새로 개발된 치료법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여 최적의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본 종설에서는 임상시험을 수행하는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윤리적 원칙을 소개하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임상시험의 단계를 알아 보고, 마지막으로 임상시험의 결과를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을 토의한다. 본 논문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향후 심화 학습을 위한 기초 수준의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직접 설계하고 수행하고 분석하여 보고하는 실무적인 행위가 동반되어야 한다.

ㅔㅔ

미국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이하 NIH)의 연구원인 Emanuel 등2)은 비록 공식적인 NIH의 입장은 아니지만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일곱 가지 윤리적인 항목들을 기술하고 설명하였다. 이는 그동안 발표되었던 Nuremberg Code, 헬싱키 선언, 벨몬트 보고서 등이 발생한 사건에 대응하여 제시된 윤리적 기준이기 때문에 특정 사안만 고려한 것인데 반하여, Emanuel 등이 제시한 것은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임상시험을 수행할 연구자들은 읽고 고려할 가치가 높다. 저자들이 제시한 일곱 가지 고려점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임상시험은 과학 연구에 바탕을 둬야 정당화되며 그 결과는 건강 증진이나 과학 지식의 진보에 기여해야 한다. 따라서 자원이 의미 없는 임상 연구에 투자되어서는 안되며 인간을 착취하는 어떤 시도도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과학적 타당성(Scientific validity)
임상시험의 방법은 명확한 목적과 통계적으로 증명 가능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임상(preclinical) 연구 자료와 독성학적 자료를 주의 깊게 분석해야 하고 향후 과학적 발견의 가설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자료로 사용해야 한다. 임상시험은 왜곡되어서는 안되고 비합리적인 의도나 조건하에서 수행해서도 안된다.

공정한 피험자 선정(Fair subject selection)
피험자의 선정은 과학적 목적에 부합해야하며 피험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려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또 어떤 편익을 주기 위해 임상시험에 참여시켜서도 안된다. 선정 및 제외기준은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사려 깊게 선택되어야 한다. 또한 각 선정기준이 선택된 과학적 근거가 존재해야 한다.

피험자 동의(Informed consent)
피험자에게 어떤 치료군에 배정되었는지, 임상시험의 방법, 예상되는 위험과 이익 등을 미리 주지시켜야 한다. 또한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 제시해야 한다. 피험자에게 연구 참여를 시키기 위한 어떤 압력도 가해서는 안되며 자발적 참여여야 하고 언제든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연구에서 떠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의 요구조건이나 함축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어린 나이나 인지기능의 문제가 있는 피험자는 합리적 결정을 도울 수 있는 대리 보호자의 결정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

합리적인 위험-이득 비율(Favorable risk-benefit ratio)
위험과 이익 간의 균형을 분석하고 언제나 피험자가 최소한의 위험과 최대한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위험-이익 분석은 전임상 연구를 통해 획득한 과학적 자료에 근거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위험-이익 간의 비율이 확실하지 않을 때는 임상시험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

임상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Independent Ethics Committee, 이하 IRB/IEC)
임상시험에 대한 독립된 심사가 이루어 지도록 독립된 조직이 임상시험을 평가하고 이해관계 상충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술해야 한다. Institutional Review Board/Independent Ethics Committee(이하 IRB/IEC)는 피험자의 안녕을 담보하기 위한 제 3자로 활동하며 임상시험이 계획대로 행해지도록 견제해야 한다. IRB/IEC 위원은 임상가, 과학자, 법률가, 종교인, 일반인 등으로 구성해서 서로 다른 관점을 대표하도록 하고 피험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연구자는 연구 활동의 변화가 발생하면 IRB/IEC에 통지해야 한다. 이 변화가 피험자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하기 전에 승인받아야 한다. IRB/IEC는 임상시험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임상시험의 절차나 방법을 변경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인간 피험자에 대한 존경(Respect for human subjects)
피험자는 보호되어야 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피험자가 경험하는 변화는 주의 깊게 모니터되어야 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치료가 제공되어야 한다. 임상시험 중에 나타나는 위험이나 이익을 피험자에게 알려야 하며 그에 따른 피험자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임상시험의 결과는 피험자에게 즉시 왜곡하지 말고 알려야 한다.
임상시험은 개발 중인 약물에 대한 누적된 정보량, 목적, 개발 시점 등에 따라 구별되는 단계가 있고 각 단계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해하면 임상시험의 전반적인 흐름과 구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임상시험은 이전 단계를 종료해야만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이 동시에 겹치기도 한다. 각 단계를 언제 시작하는가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과 누적된 자료에 바탕을 두고 결정하게 된다.

0상 연구(Phase 0 Study, microdosing study)
극 미량의 시험약물을 1상 시험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임상시험 자원자에게 투여하는 0상 시험이 최근 증가 추세이다. 이때 사용하는 약물 용량은 치료 용량의 백분의 일부터 많게는 100 μg 정도의 용량을 사용한다.3) 이런 정도의 용량에서는 약물에 의한 전신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예민한 분석기법을 사용해서 세포 수준에서의 반응 양상은 연구할 수가 있다. 이때 시험약물은 C14 같은 방사선동위원소를 사용하여 검출을 쉽게 만든 약물을 이용한다. 전형적인 0상 임상시험은 4~6명의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경구 투여와 정맥 투여를 교대로 하는 교차디자인(crossover design)으로 설계하며 혈액과 소변에서 약물 및 약물의 대사 산물의 양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자료는 대사와 배설 경로 및 Cmax, area under the curve, 반감기 등의 약동학(pharmacokinetic)적으로 유용한 자료를 얻게 된다.3) 0상 연구는 위험을 최소화하여 약동학 연구를 할 수 있고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본격적인 임상시험 이전에 시행함으로써 약물 후보 물질의 생체 내 활동을 저렴한 비용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상 연구(Phase 1 Study)4)
1상 임상시험은 특수한 경우인 0상 임상시험을 제외한다면 인체를 대상으로 약물을 시험해 보는 첫 번째 임상시험이다. 이 단계 연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 밖에 목적은 시험약물의 약동학(흡수, 분포, 대사, 배설)과 약력학을 연구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1상 임상시험은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하고 대개의 경우 금전적인 보상을 자원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에는 위험과 이득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다음, 중증의 질환이나 말기 환자를 연구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1상 연구는 공개 표지(open label) 형식으로 진행한다. 필요한 피험자 수는 10~100명 수준이다. 전임상(preclinical) 연구 단계를 통해 설정한 용량을 시험약물의 시작 용량으로 한다. 연구가 진행되면 단계별로 용량을 상승시켜서 분명한 약물 반응이 일어 나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연구 진행 기간 동안 면밀하게 이상반응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연구에 따라서는 혈액, 소변, 대변, 기타 생리학적 정보를 얻어서 약동학적 변수를 계산하는데 이용한다. 피험자가 시험용 약물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예를 들면, 통증, 두통, 열감, 피로감, 불안, 초조감 등), 활력징후(혈압, 심박수, 체온 등), 행동상의 변화 등도 꼼꼼하게 관찰하고 기록한다. 연구 디자인이 얼마나 복잡한가에 따라 다양하지만 전형적인 1상 임상시험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린다.

2상 연구(Phase 2 Study)4)
2상 임상시험의 목적은 개발 목표 질환군에서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과 효능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다양한 용량을 사용하게 된다. 디자인 상에서는 시험용 약물군뿐 아니라 대조군을 사용하여 비교 연구 디자인을 선호한다. 대조군으로 현재 표준치료이거나 위약을 사용한다. 어떤 대조군을 사용할 것인지 기준은 피험자의 안전이다. 대조군을 사용할 때 무작위 배정(randomization)을 하게 된다. 무작위 배정의 방법, 실제 수행, 기록 등은 대조군 연구 진행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대조군 비교연구의 기법은 맹검(blinding)이다. 이는 피험자가 어떤 치료군에 배정되었는지 모르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연구자도 피험자가 어떤 치료군에 배정되었는지 모르게 하는 이중 맹검 방식(double blind)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연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한 왜곡을 최대한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2상 임상시험의 결과는 효과적인 용량을 결정하고 약물 투여 빈도와 투여기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연구 디자인에 약물개발의 목표가 되는 질병군과 관련 있는 임상적 목표점(endpoint)과 표지자(marker)을 사용하여 약물과 질병 간의 상호작용을 평가한다. 표지자에는 2가지 형태가 있다. 결정적 표지자(definitive marker)와 대리 표지자(surrogate marker)가 그것이다. 암이나 고혈압에서 결정적 표지자는 사망률이나 뇌졸중 비율이 될 것이고 종양의 크기, Tumor Growth Factor-α같은 종양연관 단백질,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같은 것들이 대리 표지자의 예이다. 연구 종료 후 통계 분석에서는 상이한 환자군별로 약물의 영향을 평가해서 최적의 치료 조건을 결정하는 것도 2상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다. 2상 연구에 필요한 대략적인 피험자 수는 50~500명 수준이며 전체 연구 기간은 1~2년이 걸리지만 좀더 복잡한 디자인의 연구에서는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1상과 2상 임상시험의 성공률은 30%선이다.

3상 연구(Phase 3 Study)4)
3상 임상시험의 목표는 대규모 환자군에서 약물의 효과를 확증(confirmation)하는 것이다. 3상 임상시험은 신약이 인종적 다양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인종을 포함하는 많은 병원에서 동시에 연구가 진행된다. 3상 임상시험의 결과는 약물의 효능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약물 개발의 성공과 실패가 갈리기 때문에 3상 임상시험을 결정적 연구(pivotal study)라고 한다. 연구의 디자인은 시험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주의 깊고 세심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연구 종료 후에는 표준 결과 분석뿐만 아니라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통계 분석을 수행한다. 그래서 시험약물이 현재 표준치료에 대비해 우월하지 않더라도 여러 다양한 아집단(subgroup)으로 나눠 분석하여 어떤 특정한 집단에서는 시험약물의 우월함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줄 수도 있다. 3상 임상시험 결과는 시험약물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가장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이 자료에는 용량, 치료빈도, 치료 기간, 목표 질병, 목표 환자군 등이 포함된다. 연구의 스폰서는 이런 모든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정부의 허가관청에 제출하고 허가관청은 이 자료를 검토하여 시판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3상 임상시험에 필요한 피험자 숫자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 수준이며 최소한 2개의 3상 임상시험을 수행해야 한다. 평균 연구 기간은 3~5년이다.

4상 연구(Phase 4 Study)4)
4상 임상시험은 통제되지 않은 실제 상황에서 신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모니터하기 위하여 신약 시판 후 수행하는 임상시험이다. 시판 후 조사(postmarket surveillance, PMS), 기존 표준치료법과의 비교연구, 부작용 조사 연구, 삶의 질 연구, 비용-효과 연구 등이 모두 4상 임상시험에 포함된다. 4상 임상시험이라도 모든 이상반응은 보고되어야 하며 환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임상시험은 여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막대한 비용과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며, 많은 피험자가 참여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결과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 논문의 형태로 보고되는 임상시험의 결과는 단지 결과뿐만 아니라 연구설계, 방법, 절차, 결과분석 등을 꼼꼼하게 비판적으로 따져야 진정한 교훈과 실제 임상에 적용할 때 필요한 최대한의 정보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임상시험 보고서를 읽을 때 고려할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하였다.

피험자 구성
임상시험의 대상 환자를 선정하는 일은 엄격한 선정/제외 기준이 제시하는 임상 프로파일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런데 선정/제외 기준에서 제시한 특정 정신질환의 스케일은 그 질환의 여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전체 점수이기 때문에, 스케일 점수의 충족만으로 피험자를 선정하는 것은 피험자 집단의 균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조현병 임상시험의 표준 스케일인 Positive and Negative Syndrome Scale은 양성 증상, 음성 증상, 비체계적 사고, 통제불능의 적개심, 불안/우울 증상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5) 따라서 전체 점수만으로 피험자 선정기준을 삼았을 때, 모집한 피험자 집단이 유사한 프로파일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증상군을 가진 피험자들로 이루어져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6) 이런 다양한 조현병의 요소 중에서 특정 요소의 장애를 보이는 피험자 집단만으로 구성하여 임상시험을 시도한다면 좀 더 고도의 통찰을 얻을 수 있을 테지만, 반면 피험자를 모집하기가 지나치게 어렵고 목표로 하는 숫자의 피험자를 모집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의 설계자는 그 사이 어디에서 타협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 스케일의 전체 점수를 통한 임상시험 결과의 성공과 실패 뿐 아니라 2차 지표로 제시되는 요인 점수, 기타 추가로 적용한 스케일, 아집단 비교 결과 등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연구 기간
임상시험 기간을 결정하는 문제는 임상시험의 목적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급성기 증상의 완화를 볼 목적과 유지치료 기간 중의 재발률을 보기 위한 임상시험은 시험 기간면에서 후자가 훨씬 길 것이다.
효과를 판정하기 위한 표준적인 임상시험 기간을 정하는 기준은 관찰하고 싶은 치료 효과를 얻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일 것이다. 그런데 조현병에 대한 치료 반응이 예전에 제시했던 6주 내지 8주 걸린다는 가설에 따라 조현병 임상시험의 표준으로 제시한 Honer 등6)의 제안을 여전히 따르고 있지만, Leucht 등7)은 각종 임상시험 연구 결과를 통한 메타분석을 거쳐 조현병의 치료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는 가설을 내놓고 있어서 향후 임상시험 디자인의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조현병의 각종 증상들이 치료에 반응하는 시간이 다르다는 가설도 있다. 예를 들어 망상은 한 달 이내에 치료 반응을 보이는 증상인 반면 환각은 그보다 훨씬 더 걸린다는 것이다.8) 따라서 향후 특정 증상을 목표로 하는 약물을 개발할 경우 임상시험 기간을 정하는 문제는 당시까지의 연구 결과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정해야 위양성 혹은 위음성 결과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퇴행성 신경질환은 치료에 반응하는 기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검토하고자 하는 새로운 치료가 질병의 경과를 늦추거나 정지시킬 수 있는지 보려면 1년 이상의 임상시험 기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임상적 결과점(Endpoint)의 선택
임상시험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판가름하는 지표인 판정기준은 각 정신질환에 특이적인 스케일의 전체 점수 변화를 이용하였다. 이때 사용되는 스케일들은 대부분 정신질환의 핵심증상을 기준으로 선정된 문항을 이용하여 표준화 과정을 거쳐 제작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효과와 부작용뿐만 아니라 건강관련 삶의 질(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 치료에 대한 환자의 주관적인 견해, 전반적인 효능을 판정기준으로 삼는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강관련 삶의 질은 환자가 자신의 건강상태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의 역량을 스스로 평가하고 보고한 것이다.9) 이런 주관적인 평가 도구를 판정기준으로 사용할 때에는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조현병 환자나 신경퇴행성 질환자처럼 지문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까지 넓히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반응군과 비반응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충분하지 않다면 당연히 임상시험의 실패로 귀결되어 해당 치료제는 시판될 수 없겠지만, 임상시험은 통과하였는데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 반응이 기대했던 대로 나와주지 않으면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이런 경우는 위약군에서 치료 반응이 낮아 임상시험에서 탈락한 피험자들을 부적절하게 처리하거나 시험약군에서도 치료 반응이 부족하거나 부작용으로 탈락하는 환자들을 고의적으로 분석에서 누락시킬 때 일어날 수 있다.10) 따라서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를 읽을 때는 탈락자 처리를 어떻게 하였는지, 탈락률은 어느 정도였는지, 탈락자들을 시험군별로 원인에 따라 분석하였는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FDA에서도 수년간 받아들이고 있는 탈락자를 처리하는 표준 방법은 intention to treat 방법에서 중도 탈락한 피험자라 하더라도 임상시험을 종료했다고 가정하고 그 피험자의 탈락 직전 마지막 관측치를 임상시험 종료 시점까지 연장하는 last observation carried forward 방법이다.11)

위약 효과
최근 정신과 영역의 임상시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위약 효과가 지나치게 높게 나온다는 것이다. 항우울제 임상시험에서 위약효과는 11~18%까지 나타나며 현재 시판 중인 항우울제라 하더라도 임상시험을 한다면 위약 대비 우월한 효과를 보일 가능성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한다.12) 또한 시험약과 위약 사이의 효과 차이가 예전에는 30%가 넘었지만 최근에는 10~20%로 줄어들었다.11) 최근의 정신신경계 임상시험에서 높은 위약 효과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임상시험의 빈도와 필요한 피험자가 늘어나고 경쟁적인 피험자 등록으로 인해 연구자들은 선정기준상의 스케일 점수가 맞지 않아 제외되어야 할 피험자들의 기준점수를 후하게 주는 부풀림 현상이 일어나서 피험자 등록 후 어느 치료군으로 배정되든지 간에 점수 변화폭이 크게 일어나 마치 효과적인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한 가지 원인인 듯 하다.13) 무분별하게 위기구조용 약물을 허용하는 임상시험 디자인의 문제, 임상시험의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연구자, 반복하여 임상시험에 참여하여 임상시험의 속성이나 스케일에 대단히 익숙한 피험자나 연구자를 속이고 2가지 이상의 연구에 동시에 참여하는 프로 환자들 등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14)

실제 임상에의 적용
통제된 임상시험을 통해 얻은 결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는 어떤 의미가 있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냐 하는 것은 임상시험에서의 효과를 증명하는 것과 시험 상태에 있던 약물의 시판후 어떤 효능을 보일 것이냐 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며 오랫동안 논쟁의 중심에 있던 주제였고 그 답도 대단히 어렵다.15) 현재 표준 임상시험 프로토콜로는 환자의 실제 치료에 필요한 치료 결과의 예측가능성, 예방적 수단에 대한 정보, 환자 개개인에 특화된 치료에 관한 정보 등을 줄 수 없다는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16)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구자, 임상가, 환자단체, 보건관련 정부기관 등이 연계된 협동 작업이 필요하다. Clinical Antipsychotic Trials of Intervention Effectiveness,17) Systemic Treatment Enhancement Program for Bipolar Disorder,18) Sequenced Treatment Alternatives to Relieve Depression,19) Cost Utility of the Latest Antipsychotic Drugs in Schizophrenia Study20) 등은 이런 협동 작업의 성과이다.

ㅔㅔ

신약을 허가받기 위한 필요조건으로서의 임상시험이든, 새로운 치료법의 유용성을 증명하기 위한 임상시험이든, 임상시험은 의학에서 증거를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논의가 활발한 증거에 기반한 의학(evidence based medicine) 혹은 증거에 기반한 임상(evidence based practice)은 임상적인 의사 결정을 할 때, 과학적 방법으로 수집한, 즉 임상시험을 통해 수집한 증거에 기반을 두자는 것이다.21) 이때 증거로 사용된 바탕이 되는 임상시험의 형태에 따라 증거의 가중치가 달라진다.22) 당연히 여러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나 무작위배정 비교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이하 RCT)의 가중치가 가장 높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RCT 연구가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리한 가설 설정, 부적절한 피험자 모집, 잘못 설계된 디자인, 통계 분석 적용의 무리, 결과 해석의 오류 등등 도처에 함정이 있다. 따라서 임상시험에 참여하거나 임상시험을 디자인 하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 보고서를 읽고 증거기반 의학을 실행해 보려는 임상가에게도 임상시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임상가는 고도의 과학적 훈련을 받은 과학자이면서 개별 특수 사례를 통해 실제 환자에서 최적의 치료 결과를 이끌어 내는 예술가의 측면도 가지고 있다. 통계적으로 분석된 증거만 집착하여 치료 대상인 환자를 평균적 사례로만 취급한다고 최적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없지만, 개별 사례에만 압도되어 고도의 과학적 절차를 통해 누적된 증거들을 무시하는 것도 균형을 잃은 태도이다. 결국 목적은 최선의 치료 결과를 얻는 것이기 때문에 목적이 분명한 만큼 임상가가 취해야 할 태도 역시 명확해 진다. 그것은 개별 사례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객관적 증거를 고려한 의사 결정을 하고, 치료 결과가 피드백이 되어 다음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REFERENCES

  1.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zation. Guideline for Good Clinical Practice E6 (R1). 1996.

  2. Emanuel EJ, Wendler D, Grady C. What makes clinical research ethical? JAMA 2000;283:2701-2711.

  3. Wilding IR, Bell JA. Improved early clinical development through human microdosing studies. Drug Discov Today 2005;10:890-894.

  4. Ng R. Clinical Trials. In: Ng R, editor. Drugs: From Discovery to Approval. 2nd ed. Hoboken, New Jersey: Wiley-Backwell;2009. p.176-207

  5. Marder SR, Davis JM, Chouinard G. The effects of risperidone on the five dimensions of schizophrenia derived by factor analysis: combined results of the North American trials. J Clin Psychiatry 1997;58:538- 546.

  6. Honer WG, Thornton AE, Sherwood M, MacEwan GW, Ehmann TS, Williams R, et al. Conceptual and methodological issues in the design of clinical trials of antipsychotics for the treatment of schizophrenia. CNS Drugs 2007;21:699-714.

  7. Leucht S, Busch R, Hamann J, Kissling W, Kane JM. Early-onset hypothesis of antipsychotic drug action: a hypothesis tested, confirmed and extended. Biol Psychiatry 2005;57:1543-1549.

  8. Gunduz-Bruce H, McMeniman M, Robinson DG, Woerner MG, Kane JM, Schooler NR, et al. 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 and time to treatment response for delusions and hallucinations. Am J Psychiatry 2005;162:1966-1969.

  9. Bullinger M, Hasford J. Evaluating quality-of-life measures for clinical trials in Germany. Control Clin Trials 1991;12(4 Suppl):91S-105S.

  10. Thase ME, Entsuah AR, Rudolph RL. Remission rates during treatment with venlafaxine or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Br J Psychiatry 2001;178:234-241.

  11. Lieberman JA, Greenhouse J, Hamer RM, Krishnan KR, Nemeroff CB, Sheehan DV, et al. Comparing the effects of antidepressants: consensus guidelines for evaluating quantitative reviews of antidepressant efficacy. Neuropsychopharmacology 2005;30:445-460.

  12. Yang H, Cusin C, Fava M. Is there a placebo problem in antidepressant trials? Curr Top Med Chem 2005;5:1077-1086.

  13. Mundt JC, Greist JH, Jefferson JW, Katzelnick DJ, DeBrota DJ, Chappell PB, et al. Is it easier to find what you are looking for if you think you know what it looks like? J Clin Psychopharmacol 2007;27:121-125.

  14. Kemp AS, Schooler NR, Kalali AH, Alphs L, Anand R, Awad G, et al. What is causing the reduced drug-placebo difference in recent schizophrenia clinical trials and what can be done about it? Schizophr Bull 2010;36:504-509.

  15. Depp C, Lebowitz BD. Clinical trials: bridging the gap between efficacy and effectiveness. Int Rev Psychiatry 2007;19:531-539.

  16. Zerhouni EA. Clinical research at a crossroads: the NIH roadmap. J Investig Med 2006;54:171-173.

  17. Lieberman JA, Stroup TS, McEvoy JP, Swartz MS, Rosenheck RA, Perkins DO, et al. Effectiveness of antipsychotic drugs in patients with chronic schizophrenia. N Engl J Med 2005;353:1209-1223.

  18. Sachs GS, Thase ME, Otto MW, Bauer M, Miklowitz D, Wisniewski SR, et al. Rationale, design, and methods of the systematic treatment enhancement program for bipolar disorder (STEP-BD). Biol Psychiatry 2003;53:1028-1042.

  19. Fava M, Rush AJ, Trivedi MH, Nierenberg AA, Thase ME, Sackeim HA, et al. Background and rationale for the sequenced treatment alternatives to relieve depression (STAR*D) study. Psychiatr Clin North Am 2003;26:457-494, x.

  20. Davies LM, Lewis S, Jones PB, Barnes TR, Gaughran F, Hayhurst K, et al. Cost-effectiveness of first- v. second-generation antipsychotic drugs: results from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in schizophrenia responding poorly to previous therapy. Br J Psychiatry 2007;191:14-22.

  21. Timmermans S, Mauck A. The promises and pitfalls of evidence-based medicine. Health Aff (Millwood) 2005;24:18-28.

  22. EBM: Levels of Evidence. Essential Evidence Plus. [retrieved 2012 July 02]. Available from: http://www.essentialevidenceplus.com/product/ebm_loe.c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