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 2023

Vol.30 No.2, pp. 84-88


Review

  •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 Volume 20(3); 2013
  • Article

Review

Korean Journal of Biological Psychiatry 2013;20(3):80-5. Published online: Mar, 1, 2013

Patterns of Delusions and Hallucinations in Schizophrenia : Comparison between the 1990s and the 2000s

  • Hyun-Jin Jung, MD;Daeho Kim, MD;Hyun Young Oh, MD; and Yong-Chon Park, MD
    Department of Psychiatry, Hanyang Medical Center and College of Medicine, Hanyang University, Seoul, Korea
Abstract

Objectives : Research suggests that content of delusion and hallucination in schizophrenia is influenced by culture and social environment. However, few studies investigated chronological change of delusions and hallucinations within a society. To investigate changes in delusions and hallucinations of schizophrenia according to time, we compared contents of symptoms between inpatients with schizophrenia at two different time frames.

Methods : All admissions to a psychiatric unit of Hanyang University Guri Hospital with discharge diagnoses of schizophrenia at two different five-year time frames (1996-2000 and 2006-2010) were reviewed. Using a checklist, adapted from the Scale for Assessment of Positive Symptoms, we investigated delusions and hallucinations of 247 patients (104 in the 1990s and 143 in the 2000s).

Results : Delusions and hallucinations of patients did not differ at two time frames. In women, however, auditory and somato-tactile hallucinations were significantly more frequent in the 1990s (p < 0.05).

Conclusions : Our findings support the literature emphasizing that content and frequency of hallucination may differ according to cultural environment. We speculate that attitude toward sex and defensiveness toward disclosure of symptoms may have contributed to interval difference.

Keywords Schizophrenia;Delusions;Hallucination;Culture.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Daeho Kim, MD, Department of Psychiatry, Hanyang University Medical Center, 222 Wangsimni-ro, Seongdong-gu, Seoul 133-791, Korea
Tel: +82-31-560-2274, Fax: +82-31-554-2599, E-mail: dkim928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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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환자의 사회적, 직업적 기능 손상을 유발하고 개인의 삶에 여러 어려움을 초래하는 병으로 유병률이 1% 정도된다.1)2) 그리고 약물유지요법을 지속하지 않으면 쉽게 재발하며, 그럴수록 치료가 더 힘들고 인격의 황폐화, 사회적 관계 철수 등 여러 영역에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조현병에서 나타나는 가장 핵심적인 증상은 망상과 환각인데, 이 증상들은 보편적으로 거의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지만 그 내용은 환자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표출된다. 이러한 이유는 환자의 사회문화적 배경이 증상 내용과 표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3)4)
Kim5)은 망상형성에 사회문화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즉, 개인이 이상경험(unusual experience)을 경험한 후에 이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할 때 우선 자신의 내적 자원을 가지고 해석하게 되고, 그것이 안되면 외부의 세계를 투사해서 해석하게 된다. 이렇게 이상경험을 나름대로 해석하는 과정이 망상의 형성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개인의 내적 자원은 생후 경험해온 문화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외부에 투사해서 얻은 해석도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망상형성에 있어서 사회문화적 요인이 영향을 크게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6)
망상이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는 여러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Murphy 등7)은 세계 멸망의 망상과 종교 망상은 기독교나 이슬람 국가에 많은 데 비해 불교나 힌두교 국가에서는 적고, 질투 망상은 종교와 관계없이 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국내문헌에서도 사회문화적 요인이 망상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 Kim과 Park8)에 의하면 일제시대에는 망했다고 하는 망상이 두드러지고, 광복 후에는 정치인과 관련된 정치적 과대망상이 많았으며, 6.25 전쟁 후에는 간첩을 주제로 한 피해망상이 두드러졌고, 70년대 전후에는 대통령, 정보부 등과 관련된 정치적 피해망상이 증가하였다고 하였다.
조현병의 환각 또한 망상과 마찬가지로 그 형태나 내용이 사회문화적 요인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알려져 있다. AI-Issa9)는 사회문화적 요인이 환각의 정의와 환각이 지각되는 감각기관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그리고 Chung10)에 의하면 여성에서 성적인 내용의 환청이 많았고, 종교를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 종교적 내용의 환청이 많으며, 유병기간이 적을수록 원한 및 박해, 정치적 내용이 적은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환각이 문화적 요인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는 망상형성과정과 마찬가지로 환각도 어떤 대상과 경험에 투사하여 형성되는데 그 과정에서 사회, 문화적 요소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10) 그리고 환각에 대한 그 문화권의 태도도 환각의 형성과정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11) 이처럼 조현병의 증상 형성과정에는 사회문화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12)13)14)15)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조현병 환자의 증상을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문화적 배경을 통한 증상의 이해는 이를 바탕으로 환자를 면담하고, 추후에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문화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조현병의 망상이나 환각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에서는 망상이나 환각의 횡문화적 비교와 장기간의 변화를 본 연구들이 많았고, 비교적 단기간의 변화를 본 연구는 적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망상이나 환각에 대한 사회, 문화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서 2000년대 시점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따라서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단기간의 변화를 비교하고, 조현병의 주 증상인 망상과 환각을 동시에 비교한 이 연구는 사회 변화에 따른 환자의 증상 변화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일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하여 조현병으로 확진된 환자들의 망상과 환각을 1990년대와 2000년대로 나누어 시대별 비교를 시행하였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각 발병 시기에 따른 망상 및 환각의 변화를 확인하고 그 변화 양상에 발병 당시의 시대 문화적 배경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가늠해 보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서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망상 및 환각 등의 증상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알아 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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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
이 연구는 1996
~2000년, 2006~2010년에 일 중소도시 소재의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퇴원한 환자 중에서 ICD-10의 진단기준에 따라 조현병으로 진단된 환자를 1차적 포함대상으로 하였다. 배제기준은 정신지체, 신경학적 질환, 심각한 의학 조건, 타 문화권 환자였다. 8명의 환자는 1990년대와 2000년대 모두 입원하여서 배제하였다. 90년대의 경우, 24명(19%)의 의무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배제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 247명의 의무기록을 조사대상으로 하였다. 이 중 1996~2000년에 입원한 환자는 104명이고, 2006~2010년에 입원한 환자는 143명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대상 환자들의 특성은 같은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연구에 잘 나타나 있다.16)

연구 방법
해당 입원 의무기록을 한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고찰하여 필요한 사회인구학적, 임상적 변인과 입원의사기록, 입원간호기록, 외래의무기록을 검토하면서 양성 증상 평가 척도(Scale for Assessment of Positive Symptoms)에17) 분류된 망상과 환각의 유무를 평가하였다. 이 연구는 해당병원의 연구윤리위원회의 사전 승인 후 진행되었다. 양성 증상 평가 척도는 조현병의 양성증상을 측정하기 위해 Nancy Andreasen이 고안한 검사자용 평가도구이다.17) 이 척도가 측정하는 양성증상은 환각, 망상, 기이한 행동, 양성 사고형태 장애 등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본 연구는 환각과 망상만 평가하였는데, 환각은 4가지(환청, 환시, 환취, 환촉), 망상은 12가지(관계망상, 피해망상, 과대망상, 조종망상, 질투망상, 신체망상, 종교망상, 주입망상, 죄책망상, 사고전파, 사고탈취, 사고주입)로 분류되어 있다.17)
대상군의 사회 인구학적 특성을 보면 전체 247명 중 남자는 109명(44.1%), 여자는 138명(55.9%)이고, 비종교군은 109명(44.1%), 종교군은 138명(55.9%)이었다. 그리고 미혼은 147명(59.5%), 기혼은 100명(40.5%)이고, 직업이 없는 군은 112명(45.3%), 직업이 있는 군은 135명(54.7%)이었다. 대상군의 평균 나이는 32.8세이고, 유병기간은 평균 64.2개월, 입원횟수는 평균 1.6회, 평균재원일수는 53.6일이었다.

통계 방법
수집된 자료는 Predictive Analytics SoftWare(PASW) 18.0을 이용하여 통계 처리하였고, 두 시기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카이제곱검정(chi-square test) 혹은 Fisher's exact test를 실시하여 유의성을 검토하였다. 통계적 유의 수준은 양방향 p < 0.05로 하였으며, 항목별 값이 자유도(df)에 상응하는 기대 빈도에 미치지 못한 경우에는 통계적 유의성을 두지 않았다. 양 군의 인구학적, 임상적 변인의 차이가 유의한 결과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로그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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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 특징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비교했을 때 2000년대 환자군의 연령이 평균 34.5세(SD = 10.6)였고 1990년대가 평균 30.6세(SD = 8.8)로 2000년대 환자가 연령이 유의하게 높았다(p = 0.01). 그리고 유병기간도 2000년대 환자군이 중앙값 44개월(1~360), 1990년대 환자군이 중앙값 24개월(1~372)로 2000년대 환자가 유의하게 길었다(p = 0.016). 그러나 입원기간 및 입원횟수는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Table 1은 두 시대의 환자의 기본적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다. 특징적으로 2000년대 환자 중에 여성의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p = 0.012). 그리고 환자들의 종교분포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 < 0.05). 그러나 그 이외의 다른 요소들(결혼상태, 교육수준, 직업, 수입)은 두 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비교했을 때 전체 군에서 망상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남성과 여성 각각의 비교에서도 모든 망상(종교망상, 관계망상, 피해망상, 과대망상, 성적망상, 신체망상, 사고전파, 사고탈취, 사고주입)은 두 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2).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비교했을 때 전체 군에서 환각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환청과 환촉이 2000년대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적었다. 환청의 경우 1996~2000년에는 전체 43명 중 36명(83.7%)에서 나타났으나, 2006~2010년에는 95명 중 62명(65.3%)으로 적었다(p < 0.05). 환촉의 경우도 1996~2000년에는 전체 43명 중 4명(9.3%)에서 나타났으나, 2006~2010년에는 95명 중 1명(1.1%)에서 나타나 이전보다 유의하게 적었다(p < 0.05). 이 결과는 유병기간 등의 변인들을 통제하여도 계속 유의하였다. 이외의 환시와 환취는 두 시대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3).
환촉의 내용을 살펴보면 1996~2000년의 경우 "남자들이 내 몸에 대고 sex하는 느낌이 난다.", "남편과 sex할 때의 뻣뻣한 느낌이 난다.", "남자들이 내 몸을 만진다."는 등의 내용이었고, 2006~2010년의 경우 "다른 환자가 나를 강간하는 느낌이 난다."는 내용이었다. 두 시기 모두 환촉이 성적인 내용을 나타내고 있었다.

로그회귀분석 결과
양 군에서 차이가 나는 변인들 즉, 연령, 유병기간이 여성에서 나타나는 환청, 환촉의 시대별 차이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로그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이 변인들을 설명 변인으로 환청이나 환촉과 같이 분석했을 때 환청과 환촉의 통계적 유의성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인 간의 영향은 배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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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2000년과 2006~2010년에 이르는 10년 사이에 변화된 환각과 망상을 살펴보면, 일단 망상의 경우는 모든 망상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전체 군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 각각의 비교에서도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환각의 경우 전체 군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여성의 경우에서는 2006~2010년에 환청과 환촉이 유의하게 적었다.
일단 1996~2000년에 비해 2006~2010년에서 여성의 경우 환촉이 적은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환촉의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시기에 나타난 환촉의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 성적인 내용을 나타내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시대에 따른 사회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성인권이 신장되었고, 성적인 문제가 점차 개방되면서 성적인 자유가 확산되었다. 그러면서 성적인 내용이 증상에 투사되는 것이 줄어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사회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억압받는 경우가 많았다. 남성에게 억압받는 상황 속에서 생긴 여성들 내부의 갈등과 분노로 인해 남성이 무의식적 투사대상이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성에서 성적인 내용이 증상에 투사되는 경우가 많았다.18) 그러나 여성의 인권이 향상되고 사회에서 남성과의 관계가 동등해지면서 그 전에 보였던 성적인 내용이 증상에 투사되는 경우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자는 순종적이고 참아야 된다는 사회적 통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하지만 특히 한국 여성에서는 성적인 것을 표현한다는 것이 금기시 되어졌다. 이런 유교문화권에서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된 성적인 내용이 증상에 투사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Murphy 등7)은 성적내용과 관련된 증상이 성이 개방된 서구사회에서는 적고 성도덕이 경직되어 있는 전통사회에 많다고 했다. 그리고 Kim13)에 의하면 중국-조선족이 중국-한족에 비해 성적 관련 증상이 많은데 그 이유는 조선족의 성도덕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것도 시대가 변하면서 성적으로 많이 개방되고, 성적인 표현이 자유로워지면서 증상에 투사되는 경우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1996~2000년에 비해 2006~2010년에서 여성의 경우 환청이 감소한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존 문헌에 의하면 문화권에 따라 환각의 유병률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서구권 국가에서 아프리카 국가보다 환청의 비율이 적었다는 보고가 있다.19) 따라서 전통사회보다는 서구화된 환경에서 환청의 경험률이 적어진다고 가설을 세울 수 있으며, 본 연구의 결과도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환각은 연령, 유병기간, 발병 연령 등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문화에 따른 차이로 받아들이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환청 빈도가 2000년대에 여성에서만 90년대에 비해 적었으므로, 여성의 사회적 변화와 관련되어 생각해 보자면, 여성의 지위 상승, 대외 활동 증가, 성적 개방과 같은 변화로 인해 여성들도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방어하려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이런 태도들이 환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면, 2000년대 여성 환자들이 1990년대 여성 환자들에 비해서 환청의 증상에 대해 감추고 방어하는 태도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실제 환청의 빈도보다는 그 증상 보고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 실제 임상에서 환청이 의심되지만 방어적인 태도 때문에 확인할 수 없는 경우를 종종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증상 평가나 환자의 방어나 부정의 정도를 같이 조사한 연구가 필요하겠다.
마지막으로 1996~2000년과 2006~2010년을 비교했을 때 망상의 내용에 차이가 없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사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비교한 Uh와 Kim20)의 연구는 198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에 정치적 내용을 주제로 한 망상이 감소하고, 애정문제, 직장 등에 관련된 망상과 과대망상이 증가했다고 보고하였고, 그 이유를 10년 사이의 사회, 문화적 변화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 한국사회는 이전에 비해 많이 안정화 되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정치적으로 많이 안정화 되었고, 이전에 이룬 성장을 기반으로 경제적으로도 안정화가 이루어졌다. 이 외의 사회, 문화적 요인들도 이전 시대에 비해서는 변화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런 영향으로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비교했을 때 망상의 경우는 큰 차이가 없게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정신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나가느냐 하는 연구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비교하는 연대 사이의 간격이 클수록 좋고, 진단기준이 동일해야 하고, 같은 시설에서 자료를 얻어야 하며, 연구자의 수련배경이 같아야 하고, 평가방법이 같아야 한다.21) 이 연구에서는 비교하는 두 기간의 간격이 10년이었고, 조사하는 대상이 동일한 기관에 입원하고 있던 환자로 진단 기준은 동일한 ICD-10을 사용하였다. 또한 한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양성증상척도에 근거하여 망상 및 환각을 평가하였다. 이 가운데서 조사기간 사이의 간격이 10년이라는 점이 큰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짧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적 상황이 비교적 빠르게 변화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0년이라는 기간이 증상변화를 보는 데에 충분하리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Uh와 Kim22)의 연구는 10년 사이의 피해망상의 내용이 유의하게 차이가 나는 보고를 한 바 있다.
이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 환자 군집수는 충분하였으나 일부 변인들은 그 빈도수가 낮아 통계적 해석을 유출하는 데 한계점이 있었다. 둘째, 시대별로 대상군을 인구 통계학적 자료에 따라 검증을 했으나 거주지, 사회적응 정도 등 망상 및 환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타 변인들을 포함하지는 못했다. 셋째, 이 연구는 후향적 의무기록 고찰 연구로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면담 평가를 한 것이 아니어서 망상이나 환각의 유무를 정확히 평가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오히려 이 연구는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주치의사 및 간호사의 기록들을 총괄하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의무기록을 작성한 대상자 즉 주치의사나 간호사마다 증상을 파악하고 기술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넷째, 환자의 망상과 환각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 도구가 증상의 내용보다는 형태를 구분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이 점이 1990년대와 2000년대의 환자의 망상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망상과 환각을 평가한 도구 자체가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이 연구의 대상군은 모두 한 대학병원에서 얻어진 자료라서 전체 환자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나온 결과를 전체 환자로 일반화시켜서 생각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이 연구는 한 연구자가 의무기록을 토대로 질적인 분석을 실시하여, 제반 임상 양상이나 특성들을 추출하였다. 한 연구자가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 판단과 범주화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평가자가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아, 일관된 편파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장차 의무기록을 연구의 목적이나 가설을 모르는 두 명 이상의 기록자가 판단하여, 이 과정에서 일치율을 확인하고, 일치율이 낮은 판단 범주를 어떻게 처리하고 해결할지 합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일곱째, 이 연구는 조현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이 환자들을 조현병의 아형에 따라 분류, 비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현병의 아형이 망상이나 환각의 빈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겠다. 여덟째, 이 연구에서 환청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탐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현병 환자의 증상과 사회, 문화적인 영향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환청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탐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조현병의 망상 및 환각의 시대별 차이를 조사한 소수의 연구 중 하나이며, 1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기에도 불구, 사회적 변화가 반영되는 결과를 보인 것은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연구는 좀 더 긴 기간의 변화와 추이를 관찰하는 연구, 그리고 면담을 통해 증상을 평가하는 연구들이 필요하겠다. 이 연구가 임상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환자의 증상 형성에 사회문화적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함을 임상가들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환자의 증상에 내재된 의미를 파악한다면 치료관계 형성과 정신치료 상황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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